주택담보대출 규제 시행 첫날…은행·부동산 ‘일단 한산’

주택담보대출 규제 시행 첫날…은행·부동산 ‘일단 한산’

기사승인 2009-07-07 17:4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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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 금융 당국이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 축소라는 칼을 빼들었지만 은행이나 부동산 시장은 대체로 조용하다. 가계 부담과 직결되는 금리 부분을 건드리지 않은 데다 주택 수요자들이 LTV 최대 한도까지 대출받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산한 은행 창구=수도권 지역의 주택담보대출 LTV가 60%에서 50%로 축소된 첫 날인 7일 오후 서울 명동 국민은행 명동 영업부. 상담 창구가 3곳에 불과했지만 한산했다. 간간히 창구로 걸려오는 전화는 대부분 대출 금리와 조건에 대한 문의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오전에 10여통의 전화를 받았는데, LTV 한도 축소와 관련된 상담은 단 한 건 밖에 없었다”면서 “집을 사면서 LTV 한도까지 대출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고객들의 반응이 무덤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은행 대출 담당부서 직원들은 당국의 대출규제가 있기 전부터 담보대출 상담을 진행하던 고객들을 대상으로 LTV 규제에 대해 전화상으로 안내를 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국민은행 서울 염창역점 대출담당 관계자는 “이미 대출 서류작성이 완료돼 본부 센터로 넘어간 경우는 기존 한도대로 대출이 가능하지만 2∼3일 전부터 상담 중인 대출 예정자들에게는 한도 조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양해를 구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정중동(靜中動) 부동산 시장=최근 집값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강동구 지역과 목동 등의 부동산 중개업소들도 대체로 발길이 뜸한 분위기다. 서울 목동 H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시세 문의를 제외하고 매수문의는 거의 없다”면서 “사전 예고도 없이 대출규제를 발표하고 이튿날에 곧바로 시행하는건 너무 불합리한거 아니냐”고 불평했다.

반면 서울 둔촌동 T공인중개사에는 오전부터 매수 문의가 이어졌다. 공인중개사 K씨(47)는 “정부 발표 전에는 대체로 매수 문의가 잠잠한 편이었는데, 오히려 발표 뒤에 방문자가 많아졌다”면서 “이 곳이 타 지역에 비해 실수요자가 많은 데다 규제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걷힌 효과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내집마련 계획 수정해야=부동산 전문가들은 수도권 지역에서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자들의 경우 이번 조치로 자금계획을 다시 짤 것을 조언했다.

박상언 유앤알 컨설팅 대표는 “LTV가 10% 포인트 낮아졌다고 하지만 시중 은행에서는 규제 이전에도 LTV 비율이 보통 45∼50%선에서 대출이 이뤄져왔기 때문에 대출 자체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하지만 은행마다 이전보다는 한층 더 깐깐한 심사가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당초 예상했던 수준의 자금에서 10% 정도 여유자금을 준비해놓는 게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자금 마련을 위한 몇가지 대안을 마련하되 자금 부족을 이유로 제2금융권 등에서 높은 금리로 대출받는 일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재찬 황일송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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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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