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남원리에 사는 양씨 부부는 이날 오전3시에 일어나 정화수를 떠놓고 기도를 한뒤 경건하게 TV를 켰다고 밝혔다. 마지막 라운드에 나선 아들의 경기를 가슴을 졸이며 관전하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만세를 불렀다. 양씨는 “그 순간 너무 기뻐서 하늘을 날고 싶었다”며 “14번홀에서 이글을 잡고 역전을 하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양씨는 친척과 마을 주민의 축하전화가 걸려올 때마다 “고맙다. 모두 여러분들이 도와준 덕분”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앞으로도 건강하게 승승장구하면 더 좋겠다”며 “전 국민과 제주도민이 성원해 준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와서 보답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어머니 고씨는“용은이 아버지가 젊었을때 배구도 하고 씨름도 하는 등 운동을 했었는데 아버지를 많이 닮았다”며 “농사만 짓다보니 도움도 못줬는데 큰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니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고씨는 “어렸을 때는 개구리를 잡으러 다니는 개구쟁이였다”며 “옆에 있으면 안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양씨 부부는 조만간 주민과 친지를 초청해 잔치를 벌이기로 했다.
양씨가 졸업한 제주고등학교도 플래카드를 내거는 등 축제 분위기다. 서종필 교장은 “양 선수는 올해 초 혼다클래식에서 우승한뒤 학교발전기금으로 써 달라며 2000만원을 맡기는 등 해마다 후배사랑을 표현해 왔다”며 “재학생들이 훌륭한 선배 덕에 큰 힘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고등학교 시절 양 선수에게 체육을 가르쳤던 김문규 현 한국뷰티고 교사는 “고등학교 때 보디빌딩을 열심히 했지만 전국적인 수준은 아니었다”며 “골퍼의 길로 들어서길 잘 한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도내 골프장들은 양 선수의 아시아인 최초 메이저대회 우승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일제히 내걸었다. 제주도는 본관 전광판에 제주인의 쾌거를 알리는 축하의 글을 띄워 기쁨을 나누고 있다.
제주도내 관광업계는 양 선수의 우승으로 제주도가 세계적인 골프 천국으로 알려지게 됐다며 관광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제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주미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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