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9·27 총선을 앞두고 오바마식 인터넷 캠페인 따라하기에 나섰다. 하지만 주 공략 대상인 젊은층 반응이 신통치 않아 전전긍긍하고 있다.
총선을 4주 앞두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한 메르켈 총리가 눈을 돌린 것은 페이스북. 이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는 미국 대선 기간 중 기층당원 조직과 일반인 기부금 모금에 위력을 발휘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탄생의 숨은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메르켈 총리도 페이스북을 개설해 자신이 독일 낭만주의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와 동독 록그룹 카라트의 팬이라고 밝히는 등 말랑말랑한 얘기를 통해 신세대를 파고들고 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네티즌은 냉담했다. 메르켈 총리의 페이스북 회원은 현재 1만5000명에 그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30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페이스북 회원이 660만명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다.
이 같은 네티즌의 무관심은 너도나도 오바마 모방에 나선 다른 정치인에게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사민당의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외무장관이 개설한 페이스북은 매일 업데이트 하는 데도 메르켈 총리보다 회원이 적다. 웹 정치에 대한 시들한 열기는 올해의 경우 빅 이슈나 이슈메이커가 부상하지 않아 국민들이 선거 자체에 관심이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명 정치블로거 마르쿠스 베케달은 “독일 정치인들이 인터넷의 중요성은 알지만 첨단적인 미국 정치인에 비해 인터넷 정치 활용은 수년 뒤쳐져 있는 것도 한몫한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의 페이스북 꾸미는 작업은 보좌관들이 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설상가상으로 메르켈 총리는 30일 실시된 독일 3개 주의회 선거에서 집권 기민당이 사실상 패배함으로써 보수연정을 구성하려던 구상에 타격을 입게 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영옥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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