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남자 아이돌 그룹 잔혹사가 계속되고 있다. 저마다 사연도 가지각색이다.
△표절 논란부터 폭력까지=그룹 슈퍼주니어의 강인은 16일 폭행을 행사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강인은 이날 새벽 서울 논현동에 있는 한 주점에서 일행과 술을 마시다 또다른 주점 손님 2명이 자리를 잘못 찾아온 것을 빌미로 말다툼을 벌인데 이어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소속으로 올해 정규 앨범을 발매하며 한창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슈퍼주니어는 강인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다. 아이돌 그룹 멤버가 폭력 사건에 연루된 것 자체가 그룹 이미지 추락으로 연결되는 분위기다. 정규 3집 음반으로 올해 각종 가요 시상식 수상이 유력한 상황에서 터진 악재라 더욱 뼈아프다.
영웅재중과 믹키유천, 시아준수 등 세 멤버의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따른 동방신기의 해체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법원의 판결에 따라 그룹 존속 여부가 갈린다. 세 멤버와 소속사 SM이 서로 감정의 골을 깊이 드러낸 만큼 현 체제로 그룹이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이미 깊은 내상을 입은 상태다.
빅뱅의 지드래곤은 솔로 음반 타이틀 곡 ‘하트브레이커’가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을 싹쓸이하고 있지만 여전히 표절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절대 표절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잦은 표절 논란으로 지드래곤의 싱어송라이터 이미지는 만신창이가 됐다. ‘하트브레이커’의 표절 논란을 빗대 ‘CD브레이커’라는 패러디 노래가 등장할 정도다.
2PM의 재범은 한국 비하 논란으로 팀을 탈퇴, 미국으로 돌아갔다. 동방신기와 빅뱅의 공백 속에서 ‘짐승 아이돌’로 불리며 떠오른 2PM은 예상 밖의 암초를 만나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는 재범의 복귀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2PM 팬덤과 갈등을 빚고 있다.
△부실한 위기관리=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국내 대형 연예 기획사들의 총체적 부실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SM은 최악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절대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다. 입건도 아니다”라고 SM 측이 주장한 강인 사건은 결국 ‘강인=불구속 입건’으로 처리됐다. 유난히 인성교육을 강조한 SM은 할 말이 없게 됐다. 동방신기도 원만한 해결은커녕 치킨게임 형국으로 나아가고 있다. SM이 강조한 가족 같은 분위기와는 전혀 딴판이다.
재범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안 보이고 있다. 2PM의 프로듀서 박진영이 재범의 결정을 존중해달라고 직접 나섰지만, 팬덤은 재범의 복귀를 요구하며 불매운동을 결의하고 있다. 여론이 동정론으로 바뀌었지만 이 같은 상황을 믿고 재범을 복귀시켜야 하는지도 고민거리다. 팀 탈퇴와 출국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상황에서 이를 수수방관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나마 YG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표절이 친고죄에 해당돼 원저작자가 법적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 지드래곤의 표절 여부는 쉽게 가릴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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