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좌남수 의원(민주당)은 13일 도정질의를 통해 “참새 자리를 외래종인 까치가 대신하고 있다”며 “까치로 인한 피해가 엄청나다”고 밝혔다. 좌 의원은 “토착조류가 아닌 까치를 제주에 번식시킨 것은 인재”라며 “당시 까치를 방사한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피해농민 지원에 쓰는 것이 어떠냐”고 김태환 지사에게 물었다.
좌 의원은 “제주에는 원래 까치가 없었으나 길조라는 이유로 1989년 국내 모 기업과 중앙 언론사에서 이벤트로 53마리를 방사한 것이 지금은 그 개체 수조차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증가했다”며 “까치의 피해 사례로 수확을 앞둔 과수와 농작물을 마구 먹어치워 폐작에 이르게 하고 있으며, 변압기 훼손 등 전력시설 피해로 매년 10만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보는가 하면 한전은 이의 복구를 위해 수억원의 예산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좌 의원은 “참새 등 제주의 토종 조류가 생존경쟁에서 밀리면서 생태계 교란까지도 우려되고 있다”며 “제주도의 대책은 까치 포획틀을 구입해 농가에 임대하거나 유관단체의 협조를 얻어 포획하는 정도가 고작”이라고 지적했다.
제주도는 2000년대 들어 까치피해가 늘어나자 까치를 유해조수로 지정, 수렵협회에 의뢰해 까치를 포획하는 한편 전주에 있는 까치알도 함께 철거토록 하는 등 까치와 본격적인 전쟁을 벌이고 있다.
외래종 까치는 제주에 천적이 없어 먹이사슬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하면서 90% 이상이 번식에 성공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2007년 국립환경과학원이 파악한 도내 까치 개체 수는 3만2000여마리에 이르고 있다. 제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주미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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