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첫 도입한 관광지 등급제 무용지물

제주, 첫 도입한 관광지 등급제 무용지물

기사승인 2009-11-20 17:19:01
[쿠키 사회] 제주도가 전국 처음으로 도입한 관광지등급제가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제주도는 우수관광지를 관광객들이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관광지별로 등급을 매기는 관광지 등급제를 지난해 7월 전국 처음으로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현재 제주도내 35곳의 관광지를 우수업체로 지정했을 뿐 관광지 등급제 시행은 전혀 진척이 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관광지 등급제는 호텔 등급제와 같은 구체적인 설정기준도 마련되지 않은 데다 사설관광지에 대한 충분한 의견수렴도 없는 상황에서 경솔하게 도입돼 성과물이 없다는 지적이다.

제주도의회 오충진 문화관광위원회 의원은 “구체적인 대안 마련도 없이 ‘전국 최초로 관광지 등급제를 시행한다’고 발표만 해놓고 지금은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오 의원은 “구체적인 등급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설 관광지의 설득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주도 관광진흥조례에 의거해 현재 시행중인 우수관광사업체 지정사업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제주도는 2008년부터 현재까지 142개 업체를 우수관광사업체로 지정했다. 그러나 음식분야의 모범업소(520여개 업소) 등과 차별화 없이 지정이 남발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또 우수관광사업체 전체 지정업체 중 37.3%가 숙박업에 편중돼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제주도 고경실 문화관광국장은 “관광지 등급제는 제주도를 위해서가 아니라, 관광객들을 위해 도입한 제도였다”며 “그러나 성격이 다른 여러 분야 관광지들을 포괄할 수 있는 기준을 설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상당수 관광지 업계가 반발해 우수관광지로 지정하는데 그쳤다”고 말했다.

고 국장은 “사설관광지들의 의견을 더 수렴해 공감대를 형성한 뒤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 시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김현덕 기자
lalij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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