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공기총 청부살해 2명 위증 혐의 무죄

여대생 공기총 청부살해 2명 위증 혐의 무죄

기사승인 2010-02-18 21:51:00
[쿠키 사회] 2002년 3월 잔혹한 살인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여대생 공기총 청부살해 사건’은 중견기업 회장 부인의 교사에 의한 사건이라는 판결이 8년 만에 다시 내려졌다.

충북 청주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김연하 부장판사)는 18일 중견기업 회장 부인인 윤모(65)씨가 “여대생 하모(당시 21)씨를 살해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는데도 살해교사라는 누명을 써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며 위증 혐의로 고소한 윤씨의 조카(49)와 김모(49)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윤씨가 미행만을 지시했다고 하기에는 많은 금액을 준 점, 그리고 지시한 내용이 구체적인 점, 피고인들이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한 적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의 번복된 진술에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이같이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 사건 이전에 피고인들이 고소인을 원망해야 할 이유가 없음에도 도피자금까지 마련해준 고소인이 유죄를 받게 진술한 것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또 겁을 주기 위해 납치한 뒤 실수로 공기총 1발을 발사했다고 피고인들은 주장하고 있으나 5발을 추가로 발사해 확인까지 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법원이 이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함에 따라 윤씨는 재심 청구가 불가능해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법원에서 확정된 무기 징역형을 복역해야 한다.

경기도 하남시에서 발생한 ‘검단산 여대생 공기총 살인사건’은 2002년 3월 6일 수영장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선 하씨를 조카 등이 납치해 검단산으로 끌고 간 뒤 머리에 공기총을 쏴 살해하고 등산로에 버린 사건이다. 청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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