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경영연구소는 16일 ‘남유럽 재정위기 재부각에 따른 경제 및 철강시장 파급영향’ 보고서에서 올해 유럽연합(EU) 철강수요는 당초 14% 증가가 예상됐지만 그리스 등 남유럽발 재정위기가 확산될 경우 증가세가 6∼10%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남유럽 지역 철강수요는 EU 전체의 31%에 달한다. 연구소는 “올해 EU 철강수요 증가는 대부분 지난해 완료된 재고조정 효과에 따른 것으로, 이를 제외한 실질수요는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특히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철강업체들의 경우 EU 수출비중이 낮아 당장 큰 영향은 없겠지만 경제위기가 확산되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생산 확대로 동아시아 국가간 수출경쟁이 심화되고 철강사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향후 EU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경쟁 심화에 대비해 중동, 북아프리카 등 신흥국으로 수출 지역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남유럽발 경제위기에 따른 건설경기 위축으로 세계 철스크랩 가격은 하락세다. 업계에 따르면 6월 둘째주 유럽 철스크랩 가격은 t당 300∼315달러 수준이다. 이달 초에 비해 t당 25달러 가량 하락했다. 미국 철스크랩 가격도 t당 315∼320달러로 이달 초보다 40달러 내렸다. 4월에 비하면 t당 50∼100달러나 급락한 것이다. 세계 철스크랩 가격 하락으로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사들도 지난주 t당 1만∼2만원씩 구매가격을 인하했다. 현대제철은 17일에도 t당 1만원씩 구매가격을 인하할 예정이다.
철강사들의 구매가격 인하에 따라 철스크랩 업계에도 채산성 악화 등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수입 철스크랩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데다 철강사 보유 재고 증가, 철근 등 봉형강류 수요 부진 영향이 겹쳐 당분간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 수요 증가 예상과 달리 남유럽발 위기감에 따라 세계 건설경기 침체가 확산돼 철스크랩 수요가 죽었다”면서 “국내 건설경기 역시 침체돼 철근 수요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