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전문가들은 최근 달라진 경매시장 패턴에 주목하고 있다. 경매 경쟁률과 낙찰가율의 상관관계에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 일반적으로 경쟁률이 높아지면 낙찰가율도 높아지기 마련인데, 정반대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
지난 10일 수원지방법원에서는 감정가 11억원인 경기도 용인시 보정동 죽현마을 GS자이아파트(전용 160.2㎡)가 3차례나 유찰된 끝에 15명이 경쟁한 끝에 7억5020만원(감정가 대비 68.2%)에 낙찰됐다. 앞서 7일에는 서울 중계동 중계무지개아파트(전용 50㎡)가 감정가 2억6000만원에서 2차례 유찰, 1억9189만원(감정가 대비 73.8%)에 주인을 찾았다. 경쟁자만 무려 34명이 몰렸다. 일반적으로 10명 이상이 경쟁할 경우, 2차례 유찰되더라도 낙찰가율은 대개 80% 이상을 유지해온 기존 시장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경매 참여자들이 시세보다 높게 매겨진 감정가가 어느 정도 떨어질 때까지 응찰가격을 낮게 써내고 있기 때문”이라며 “주택가격이 계속 낮아지고 있고 향후 가격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지지옥션 분석에 따르면 최근 경매시장에 나온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은 지난 4월 80.8%에서 5월 78.5%, 이달 중순 현재 78.3%로 떨어졌다. 하지만 같은 기간 경쟁률은 4.5대1, 4.8대1, 5.4대1로 높아지고 있다.
매매·전세시장도 마찬가지다. 최근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중소형(85㎡이하)과 대형 아파트간 가격 역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80~90%를 넘는 곳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전세 가격만으로 집을 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셈인데, 지방이 수도권보다 전세가 비율이 높다.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전국 평균 전세가 비율은 55%, 수도권은 43.5%인데 반해 지방은 66.2%에 달하고 있다. 특히 부산의 화명동 ‘도시화명그린 아파트(69.4㎡)’는 매매가격이 8000만원인데, 전세가는 7500만원으로 전세가 비율이 94%선에 달하고 있다. 전포동 롯데캐슬 스카이(52㎡)도 매매가격이 1억7000만원인데, 전세가는 1억4000만원으로 82%선을 형성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투자 시장이 매매 차익보다는 임대 수요 위주로 흐름이 이동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