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issue] 타블로 학력위조 공방, 누리꾼들의 ‘증거’없는 주장의 공허함

[Ki-Z issue] 타블로 학력위조 공방, 누리꾼들의 ‘증거’없는 주장의 공허함

기사승인 2010-08-07 13:04:00

[쿠키 연예] 이쯤되면 타블로에 대한 일부 누리꾼들의 태도는 ‘스토킹’이자 ‘집착’에 가깝다. 타블로의 형 이선민이 한 인터뷰에서 “뭘 더 증명하라는 것이냐”라고 말한 것은 타블로를 비롯한 이번 논란을 지켜보는 많은 이들의 마음과 비슷하다. 물론 논란 초기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타블로 측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지만, 이후 이어지는 상황을 보면 ‘점입가경’ 정도가 아니다. 그냥 귀 막고 눈 닫은 ‘마녀사냥’이나 다름없다.

“모든 것은 조작이다” 누리꾼들의 끝도없는 의심

타블로의 학력 위조가 의심을 받은 것은 꽤 오래 전부터다. 그 발단은 2007년 8월 연극인 윤석화가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화여대를 다닌 적이 없다”고 밝힌 후,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학력 위조 논란이 줄줄이 이어졌고, 이는 타블로에게까지 이어졌다.

이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영문학 석사를 받았으며, 아이큐가 180에 이르고 5개 국어에 능통하다고 알려진 타블로가 일종의 ‘딴따라’인 힙합 음악을 하는 것에 대한 대중들이 의아해한 것과 결부되면서 제기된 것이다.

당시 타블로는 이를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장난해? 가서 확인하세요”라고 냉소어린 반응을 보였다. 이때 타블로가 택한 태도에 대해 옳고 그름을 이야기할 수 없지만, 현재 많은 누리꾼들이 당시 타블로가 좀더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3년 후 지금처럼 소모적인 논란이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 아쉬워하고 있다.

논란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 해 ‘왓비컴즈’라는 한 누리꾼이 “스탠퍼드대 졸업자 명단을 확인해보니 타블로 본명인 ‘대니얼 아먼드 리’라는 이름이 없었다”라는 글을 올리면서부터다. 이후에 일부 누리꾼들은 이 주장에 동조하면서 타블로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생긴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에는 8월 7일 현재 10만 6000명이 넘는 누리꾼들이 가입했다. (물론 이들 모두가 같은 입장은 아니며, 호기심에 가입한 누리꾼도 적지않다)

이에 타블로 측은 스탠퍼드 재학 시절의 성적표와 학교의 공식 확인서 등을 제시했지만, 누리꾼들은 “조작됐거나 동명이인을 학교 측에서 잘못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타블로의 법률대리인인 강호 측에서 다시 5일 캐나다 시민권을 공개하며 ‘동명이인설’을 일축했다.

그러나 타블로의 학력을 의심하는 누리꾼들은 이 역시도 부정했다. 도리어 EBS 측에서 타블로의 형 이선민의 최종학력을 컬럼비아대학원 국제관계학 석사에서 브라운대학교 경제학 학사로 수정하면서, 불똥은 이들 형제에게 모두 튀었고 타블로에 대한 의심은 더 커갔다. 한마디로 타블로 측에 내놓은 내용 족족 누리꾼들은 ‘조작’이라며 부인하고 있는 꼴이다.

타블로 측 증거에 누리꾼들이 내놓은 증거는…

사실 이같은 상황에서 대다수 대중들의 시선이 타블로 측으로 쏠리기 시작한 것은 증거 제시 여부였다. 타블로 측은 다양하게 증거를 제시했지만, 이를 반박하는 누리꾼들 입장에서는 “조작이다” “모양이 다르다” 정도의 반박만 할 뿐이다. 정리하면 타블로 측이 내놓은 자료에 대한 해석만 할 뿐, 그것을 본인들이 직접 증명하고자 하는 노력은 엿보이지 않았다. 일부의 지적처럼 타블로를 의심하는 누리꾼들이 스탠퍼드대에 직접 문의하거나, 이와 관련된 증언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의혹을 제기하고, 타블로 측이 반박하면 이 말이나 증거에 대한 ‘분석’이 아닌, ‘사실’(fact)를 의심하는 쪽에서 다시 제시해야 하는데, 거꾸로 이 ‘사실’을 타블로 측에서 제시하라고만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일부 언론에서 확보한 자료 또한 이들에 의해 거부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누리꾼들이 내놓은 증거는 없는 상황이다.

소모적일 수 있는 이번 논란에 대해 한 대중문화평론가는 “논란이 지속될수록 타블로와 그의 가족들은 지속적으로 상처만 입을 뿐이고, 타블로를 공격하는 누리꾼들은 고학력이자 모든 것을 가진 타블로를 질투하는 ‘피해의식’ 집단으로 비난받을 뿐”이라며 “결국 양측 다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와 근거를 가지고 공개적인 장소에서 논쟁을 벌이는 것이 어떻게 보면 가장 빠른 해결 방법이다”고 말했다.

한편 타블로 측은 지난 5일 악성 댓글을 올린 네티즌에게 1주일 간 온라인 상의 각종 악플을 자진 삭제할 것으로 촉구했다. 1주일 후에도 문제가 지속되면 법적인 절차를 밟겠다고 천명했다. 명예훼손의 증거가 확보되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란 법률 제 70조에 의해 처벌을 받게 된다. 법률에 의하면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 정지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 받게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co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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