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투자협회가 27일 한국 미국 영국 일본 4개국의 가계자산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금융자산 비중이 20.4%(2006년 기준)에 불과했다. 미국(64.9%·2010년 2분기), 일본(58.7%·2008년), 영국(45.2%·2009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비교 시점이 제각각이긴 하지만 국내 가계의 비금융·금융자산 추이는 8대 2 수준으로 10년 넘게 고착화돼 있다. 그만큼 한국의 가계자산이 다른 나라에 비해 부동산 등에 치중돼있다는 얘기다.
국내 가계 금융자산만 살펴보면 채권 주식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2분기 기준으로 28.4%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지난 2008년의 27.4%보다 1.0%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금융투자상품 비중은 2003년 24.3%, 2007년 34.0%로 꾸준히 증가하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다시 20%대로 감소했었다.
미국은 금융자산 중 금융투자상품 비중이 52.0%로 가장 높고, 현금·예금 비중은 14.7%로 낮았다. 영국은 보험·연금 비중이 54.4%로 가장 높았고, 일본은 현금·예금 비중이 55.8%로 가장 많았다.
미국은 고위험·고수익 상품 선호와 적극적인 투자문화의 영향으로 금융투자상품 비중이 높고, 영국은 발달한 사회보장제도 및 가계의 노후대비 자산운용 성향 때문에 보험·연금 비중이 높다고 금투협은 분석했다.
또 일본은 장기불황 및 경제의 불확실성 등으로 여전히 현금과 예금을 선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백명현 금융투자 교육본부장은 “앞으로 우리나라는 인구의 빠른 고령화와 저금리 기조 등의 영향으로 가계자산에서 금융투자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할 여지는 많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