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제주박물관은 서귀포시의 의뢰를 받아 지난 8월 20일부터 2개월간 서귀동 천지연폭포 하구 동쪽 절벽 아래에 있는 ‘생수궤’에서 고고유물을 조사한 결과, 돌날몸돌과 좀돌날몸돌, 긁개와 밀개 등의 구석기시대 유물들을 발굴했다고 12일 밝혔다.
이중 낙반석을 이용해 만들어진 돌날몸돌은 반도 동굴유적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돌날몸돌은 평면형태가 삼각형으로 두께가 얇은 것이 특징이다.
좀돌날이 떼어진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있는 좀돌날몸돌은 4점 출토됐으며, 긁개와 홈날, 톱니날과 밀개 등 잔손질한 석기류도 다수 발굴됐다.
국립제주박물관 오연숙 학예연구사는 “이번에 발견된 돌날몸돌과 좀돌날몸돌은 생수궤 유적이 적어도 후기 구석기 시대에 형성되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증거”라며 “이번 조사는 제주 고고학의 공백시대인 구석기 시대에 대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확인시켜준 계기”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생수궤 유적에서 천지연폭포 방향으로 최소한 5개 이상의 바위그늘이 존재하고 있어 유적이 추가로 발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서귀포시는 문화재 자문위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생수궤 구석기유적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해 주도록 요청하는 한편 내년에 예산을 추가로 확보해 정밀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