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人터뷰] 박완규 “환한 햇볕 아래서 노래할 수 있어 감사하다”

[Ki-Z 人터뷰] 박완규 “환한 햇볕 아래서 노래할 수 있어 감사하다”

기사승인 2011-08-27 14:12:00

"[쿠키 연예] 4년 만에 디지털 싱글 앨범 ‘사랑이 아프다’를 낸 가수 박완규와 인터뷰는 크게 세 가지 이야기로 흘러갔다. 그의 음악과 목소리에 대한 이야기는 ‘생명의 은인’인 ‘부활’ 김태원으로 옮겨졌고, 이내 그를 지탱하게 만들어준 팬클럽으로 이어졌다.

“원래 이 앨범이 8월에 나오기로 했는데, 밀려서 9월 첫 주에 나오게 됐죠. 그리고 10월 말에 (김)태원이 형이 작사, 작곡, 프로듀싱한 디지털 싱글이 한장 더 나와요. 또 10월 말에 (김)현철이 형이 작곡한 앨범이 나와요. 그것도 2곡이 포함돼요. 하반기에 나온 디지털 싱글 세 개와 내년 상반기에 몇 곡을 포함해서 정규 5집을 낼 생각입니다.”

본인의 디지털 싱글은 4년 만이지만, 앨범 발표는 올해 초에 있었다. 김태원이 기획한 부활 콜라보레이션 앨범 ‘비밀’을 부른 것. 가수를 그만두려 했던 박완규에게 다시금 일어설 수 있는 기회가 다가온 것이다.

“지난해 연말에 사실 가수를 그만두려 했어요. 다들 저를 방치해놨고 저 스스로도 의욕이 없었어요. 그렇게 5~6년간 방치되니 아플 때 치료할 생각도 안하고 목도 맛이 가기 시작했죠. 그래서 12월에 마지막으로 회사와 접촉했는데, 돈이 없다고 해서 가수를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때 태원이 형이 같이 해보자고 손을 내밀었죠. 그래서 나온 것이 ‘비밀’이에요. 사람들은 저보고 ‘어쩌면 김태원 씨에게 그렇게 잘하냐’라고 하시는데, 생명의 은인에게 당연한 거죠. 노래를 그만 부르려 하는 가수는 죽은 거죠. 그런데 태원이 형이 부활시켜준 거에요. (태원이 형에게 하는 것이) 과한 것이 아니고, 지금보다 더해야죠. ‘비밀’을 불렀지만, 사실 그때 제 목은 정상이 아니었어요. 태원이 형에게 많이 혼나며 부르면서 이 쉬운 노래를 왜 못 부를까 생각도 했어요. 그러면서 한 3개월 형님께 엄청나게 혼났어요. 형님이 죽을 각오로 하자며, 그동안의 경력은 생각하지도 말라고 했어요. ‘부활’ 오디션 봤을 때 자신이 봤던 박완규를 찾으라고 하셨죠. 그래서 몇 년간 가지 않았던 병원도 갔죠. 어떤 사람들은 수술했다고 하는데, 그건 아니에요. 제 목소리에 대해 안 좋게 인터넷에 글을 썼던 분들이 이제는 ‘자기가 노력하겠다고 하더니 변했다’며 글을 다시 써요. 얼마 전 드라마 ‘공주의 남자’OST를 불렀는데, 저에게 3옥타브 노래를 진성으로 샤우팅을 해달라고 주문을 하더라고요. 해볼까 고민했는데, 되더라고요. 지금 물론 목소리가 변했죠. 그러나 이제는 음악에 대한 본질보다 기능적인 것만 보는 사람들에게 ‘4옥타브대 노래를 다시 들려주겠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김태원에 대한 박완규의 마음과 태도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박완규의 말 그대로 그는 생명의 은인이기 때문이다. 사실 ‘비밀’을 부를 가수들은 많았다. 인지도 면에서도 박완규보다 높은 가수들도 있다. 그러나 김태원은 동생 박완규를 불렀고, 독하게‘비밀’을 부르게 했다. 이는 과거 김태원 역시 힘든 시기를 보냈고, 그때 자신을 따르던 박완규를 기억하고 있었다.

“2007년에 태원이 형이 제 곡을 프로듀싱해서 냈어요. 그때는 태원이 형도 힘든 시기였어요. 술도 많이 마시고, 몸도 많이 망가졌죠. 저는 그때 태원이 형에게 무조건 일임했어요. 형이 저에게 ‘그때 나에게 모든 것을 맡겨준 사람이 너 밖에 없었어’라고 말하시더라고요. 그때 형님을 무시했던 가수들도 많았죠. 얼마나 혼자 괴로웠을까요. 지금은 천하의 김태원이잖아요. 물론 형님이 잘 나가든, 못 나가든 저에게는 스승이고 천하의 김태원이었어요. 저에게는 항상 똑같은 위치였죠. 그 형님이 잘돼서 저에게 손을 내밀었을 때는 더 온화하고 따뜻하게 다가오더라고요.”

박완규는 최근 예능 출연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MBC ‘위대한 탄생’은 물론 ‘라디오 스타’ ‘놀러와’에 연이어 등장했고, 현재는 KBS 2TV ‘남자의 자격-실버합창단’에서는 기존의 카리스마 있는 모습에서 새롭게 변신해, 털털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박완규와 예능은 얼핏 안 어울릴 것 같았다. 그러나 그 자리에는 항상 김태원이 있었다.

“처음에 ‘위대한 탄생’ 멘토스쿨 파이널이 나갈 때, 형님이 저에게 ‘둘을 잘라야 하는데, 내 주변에 독한 소리 할 사람이 아무리 찾아봐도 너 밖에 없다’며 저보고 나오라는 거예요. 말인즉슨 형이 독한 소리 하기 싫으니 악역 맡으라는 거죠.(웃음) 그런데 과연 그런 사람이 없었을까요. 그렇게 해주신 거에요. 그리고 나서 온라인이 들썩이더라고요. UCC가 등장하고 ‘나는 가수다’와 ‘박완규 독설’이 합성되어 나오고요. 그 다음에 ‘라디오 스타’ 섭외가 와서 형님께 어떻게 해야 하냐 물었더니, 그냥 나가서 자신과 평소에 했던 이야기를 편하게 하라고 하더라고요. 정말 하니까 되더라고요. ‘남자의 자격’은 형님에게도 큰 도전이에요. 지휘가 몇 달 배워서 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 도전을 하는데, 가장 든든한 동생이, 그것도 음악과 연관된 동생이 곁에 있기를 바라는 거예요. 전 ‘남자의 자격’을 예능으로 받아들이지 않아요. 리얼다큐죠. 재미는 제작진이 알아서 만드는 것이죠. 그래서 참여했는데, 굉장히 힘들어요. 제가 하는 일은 사실 형님의 수족이에요. 테너-베이스 아버님들을 일정부분 가르치는 것도 있지만, 그게 50%면, 태원이 형 수발을 드는 것이 50%에요. 태원이 형 스케줄이 저의 딱 세배에요. 제가 조금 인기 있는 걸 그룹이면, 태원이 형은 소녀시대에요. 그것을 다 소화를 하시고, 또 몇 주전까지는 ‘부활’ 전국 투어를 돌았죠. 그러니 제가 옆에서 힘들다고 말하지도 못해요.”

사실 이번 디지털 싱글 앨범을 내면서 박완규는 곡 선정에 고민을 했다. ‘사랑이 아프다’는 과거 ‘천년의 사랑’과 비슷한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천년의 사랑’을 부를 당시 박완규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그 스스로 노래는 성공했지만, 본인은 그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 그리고 표현법이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이와 유사한 ‘사랑이 아프다’ 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내 그는 마음을 바꿨다.



“‘천년의 사랑’은 성공했을지 모르겠지만, 그 곡을 처음 접했던 마음은 15년 간 제 마음에서 가장 힘들었던 사진으로 남아있죠. 첫 곡 ‘사랑이 아프다’는 안 부르려 했어요. ‘천년의 사랑’ 같은 느낌이 있었어요. ‘천년의 사랑’의 사랑 표현법은 제 표현법이 아니에요. 그러나 그 다음 곡 ‘사랑하기 전에는’는 하고 싶었어요. 슬프기도 하고 서정적이기도 하고 밝고 힘찬 분위기도 있고요. 이게 내가 만든 사랑의 표현법이라고 생각했어요. 이것을 타이틀곡으로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제가 결정적으로 마음을 바꾼 것은 팬들 때문이에요. 제 팬들이 저를 기다려준 시간이 너무 길어요. 제가 싫어한다고 말한 ‘천년의 사랑’을 사랑해주신 분들이 다시 저를 찾아온 거예요. 많은 것을 느꼈죠. 나는 싫어하는 노래일 수 있지만, 이 곡을 통해서 저를 기억해주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요. 1999년 박완규와 2011년 박완규가 다른 사람이 아니고, 그 박완규를 사랑하겠다고 오신건데, 제가 그 분들에게 그때의 박완규와 다르다고 하면, 팬들을 배신하는 거죠.
마치 ‘내가 너를 기억하는 이유는 ‘천년의 사랑’을 애타게 부르는 모습이고 그것을 사랑한건데, 이제 외면하는거니’라는 거죠. 그래서 그런 맥락으로 ‘사랑이 아프다’를 불렀죠. ‘사랑하기 전에는’는 제 뜻을 담았어요. 그 사랑의 대상이 태원이 형일 수도 있고, 팬들일 수도 있고, 저를 받아들이지 못할 것 같았던 세상일 수도 있죠.”

박완규의 팬 사랑은 애틋하다. 11년 전 자신이 직접 이름을 지은 팬클럽 ‘락윌네버다이’(RWND)의 팬 한명 한명과 직접 소통하려 한다. 인터뷰 도중 ‘팬클럽 연령대가 다양해졌겠다’고 말하자, 박완규는 바로 스마트폰으로 팬클럽에 접속해 64세의 팬이 적은 글을 보여줬다. 매회 카페에서 이벤트를 개최하는 것에 대해 박완규 매니저는 “직접 글을 쓰시고 우체국까지 직접 가셔서 선물을 보내준다”고 말할 정도다.

“저는 팬들과 한명 한명 소통해요. 전 팬미팅이 따로 없죠. 스케줄에 가서 팬들이 모여 있으면 팬미팅이에요. 15년 만에 처음이에요. 제가 다니는 스케줄에 팬들이 몰려있는 것이요. 저는 그런 사랑을 팬들에게 돌려주고 싶어요. 저는 카페에 퀴즈를 내서 맞추면 선물을 보내줘요. 최근에 기억 나는게, 어떤 친구가 당첨돼, 꽃다발을 보내주기로 했어요. 그런데 그 친구가 자기 어머니가 수술 때문에 입원했는데, 어머니 이름으로 꽃다발을 보내주면 괜찮냐고 묻는 거에요. 다음 날이 자기 생일인데 말이죠. 그래서 그 친구와 어머니께 각각 나이에 맞게 꽃다발을 보내줬어요. 그날 카페와 병원이 난리가 났죠. 병원에서는 꽃다발에 쓰인 ‘박완규’가 그 박완규가 맞냐면서요.(웃음)”

박완규는 방송에 나오는 사람답지 않게 피부가 까맣게 탔다. 보통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다니며, 피부관리를 하는 여느 유명인과 다르다. 그런데 그 피부는 박완규에게는 새로운 삶과 기쁨의 증표였다.

“보통 ‘썬크림’ 바른다면서요. 그런데 저는 피부가 상하든, 상하지 않든 안 발라요. 왜 햇볕을 그대로 받냐면, 이게 7년 만이기 때문이죠. 햇볕을 받으며 대낮에 노래하고 대낮에 스케줄을 다니는 것이 말이죠. 예전에 ‘천년의 사랑’ 당시에는 활동한다고 해도 제 기준이 아니고 기획사 의도였죠. 최근에 태원이 형에게 이런 문자를 보냈어요. ‘해뜨는 아침에 잠이 들어서 해가 떨어지면 눈을 떠서 어두워진 거리를 돌아다닌 저인데, 이렇게"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