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작은 영화] ‘바비’ 입양대국 대한민국의 비극적 가족이야기

[Ki-Z 작은 영화] ‘바비’ 입양대국 대한민국의 비극적 가족이야기

기사승인 2011-10-15 13:08:01

[쿠키 영화] ‘입양’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갖고 살아갈까. 아직도 200~300만 원의 돈에 자신의 자식을 팔아넘기듯 입양을 시키는 비정한 부모가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영화 ‘바비’는 ‘엄마는 창녀다’ ‘아빠는 개다’ 등의 작품을 통해 이름을 알린 이상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실화를 바탕으로 입양 대국 대한민국의 단면을 담아냈다.

‘바비’는 일그러진 한 가정의 이야기를 그린다. 엄마는 부재하고 아빠는 장애인이다. 하나뿐인 작은 아빠(이천희)는 조카를 미국에 팔아넘길 생각뿐이다. 이 가정에서 탈피하고 싶은 막내 동생 순자(김아론)는 언니 순영(김새론) 대신 미국으로 입양 가기를 자처하는데, 그를 데려가려는 돈 많은 미국인은 순수한 입양이 아닌 다른 목적을 갖고 있다.

영화는 가족애를 그리며 비참한 현실과 슬픔을 전한다. 망가질 대로 망가진 가정을 지키기 위해 순영은 미국으로 건너가기를 단호히 거부하고, 가정에 보탬이 되고자 휴대폰 고리를 만들어 팔며 집안의 모든 일을 도맡아한다. 장애를 가진 아빠는 비록 몸을 불편하지만 딸들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여느 아빠와 다르지 않다. 이런 가정에 닥친 비극은 이들을 더욱 비참하게 한다.

영화는 평소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입양’ 문제를 거론하며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한국에 살고 있는 순영은 미국의 ‘바비’가 되기를 꿈꾸며 미국으로 가길 원한다. 영화 속 바비는 바비인형을 상징함과 동시, 모든 사람들이 꿈꾸는 동경의 세계를 의미한다. 순영은 아메리칸 드림의 꿈을 안고 미국으로 떠나지만 그가 꿈꿔온 바비는 허상일 뿐이다.

이번 영화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하는 김아론의 연기는 아직 불편하지만, 김새론과 이천희의 연기는 볼만하다. 특히 이천희는 욕설과 폭력 등 껄렁대는 모습으로 철없는 삼촌 역을 완벽히 소화했다. 1억 원의 제작비가 든 저예산 영화로 배우와 스태프들은 무보수로 참여했다.

‘바비’는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에 초청돼 첫 상영 됐으며 개봉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15세 이상 관람가로 상영시간은 97분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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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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