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작은 영화] ‘비기너스’ 시작이 두려운 이들을 위한 ‘치유법’

[Ki-Z 작은 영화] ‘비기너스’ 시작이 두려운 이들을 위한 ‘치유법’

기사승인 2011-10-29 13:03:01

[쿠키 영화] 사랑도 인생도 세상에는 어려운 것 투성이다. 나이가 들면 달라질까. 전혀 그렇지 않다. 나이가 들어도 사랑과 인생은 어렵고 시작은 두려운 법이다.

영화 ‘비기너스’는 어른이 된 후에도 인생이 어려운 남자 올리버와 자유로운 영혼을 꿈꾸는 여자 애나. 그리고 75세의 나이에 뒤늦게 커밍아웃을 선언한 게이 아빠 할의 이야기를 그린다.

일러스트 작가인 올리버는 돌아간 어머니 생각에 아직 마음이 정리되지 않았지만, 아버지 할은 뜬금없이 커밍아웃을 선언한다. 이런 아버지가 못마땅한 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할은 암 선고를 받는다. 아버지가 게이라는 사실도 충격이지만 암으로 아버지를 떠나보낼 생각에 올리버는 매일이 힘겹다.

이뿐이 아니다. 그는 우연히 파티에서 프랑스 출신 여배우 애나를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혼자에 익숙한 그는 애나와의 사랑에 대한 두려움에 혼란스러워한다.

올리버의 이런 혼란과 고민은 비단 이 경우가 아니더라도, 우리 삶 속에 찾아온 위기와 사랑 등을 되돌아보게 하며 극 중 인물에 더욱 몰입하게 한다. 또 그의 행동변화를 통해 잔잔한 감동과 용기를 얻는다. 시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더욱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도 하게 한다.

‘비기너스’는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마이크 밀슨 감독의 실제 이야기를 영화화한 것이다. 그는 아버지의 충격적인 커밍아웃과 매력적인 여성과의 사랑을 통해 느꼈던 감정들을 영화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그의 이야기는 배우들을 통해 재탄생했다. 올리버 역을 맡은 이완 맥그리거는 자상하고 멋지지만 구속 받는 것을 싫어하는 철벽남 캐릭터를 십분 살렸으며 멜라니 로랑은 자유분방하고 엉뚱한 애나를 완벽 소화했다. 보고만 있어도 사랑이 솟아나는 듯한 싱그러운 미소가 매력적이다.

이 외에도 영화는 스타일리시한 영상과 연출법으로 감정을 고조시킨다. 사진과 일러스트 등을 통해 캐릭터의 히스토리나 심리를 전달하는 독특한 연출법을 선보인다. 또 올리버의 강아지인 아더의 생각을 자막으로 표현, 예상치 못한 웃음을 선사한다.

‘비기너스’는 35회 토론토국제영화제, 37회 시애틀국제영화제, 54회 샌프란시스코국제영화제 등에 공식 초청 상영됐다. 오는 11월 10일 국내 개봉하며 15세 이상 관람가다. 상영시간은 105분.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Ki-Z는 쿠키뉴스에서 한 주간 연예/문화 이슈를 정리하는 주말 웹진으로 Kuki-Zoom의 약자입니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