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이정진 “멜로여신? 단연 손예진”

[쿠키人터뷰] 이정진 “멜로여신? 단연 손예진”

기사승인 2012-01-06 09:41:01

[쿠키 연예] 까칠하고 차가울 것 같은 이미지의 배우 이정진. 그가 로맨틱 코미디 영화 ‘원더풀 라디오’를 통해 완벽한 ‘까도남’(까칠한 도시 남자의 준말)으로 분한다. 물론 영화 속 여주인공 이민정은 그를 ‘까고 싶은 도시 남자’라고 표현하지만 이정진은 여성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만큼 충분히 매력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삼청동에서 배우 이정진을 만났다. 큰 키에 서글서글한 미소를 지으며 반갑게 맞이하는 그에게서는 ‘말죽거리 잔혹사’ ‘마파도’ 등의 작품을 통해 본 거친 느낌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영화에 푹 빠져 진지한 이야기를 하다가도 적절한 유머를 발휘해 웃음을 선사하고 오랜 기간 해온 봉사활동에 대해 털어놓으며 따뜻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원더풀 라디오’ 꼭 보세요, 이민정 씨 정말 예쁘거든요”

‘원더풀 라디오’는 SBS ‘두시탈출 컬투쇼’의 현직 프로듀서인 이재익 PD가 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생생한 방송가 현장 이야기와 두 주인공의 달콤한 러브스토리를 담는다. 한때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지만 현재 퇴출 직전 상태인 가수 출신 라디오 DJ 신진아(이민정)와 까칠하지만 매력적인 PD 이재혁(이정진)이 라디오 프로그램 ‘원더풀 라디오’에서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정진은 “누구나 그렇겠지만 영화를 끝내고 나니 아쉬운 점이 많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 기쁘다”며 뿌듯해했다.

영화에 대한 자신감도 대단했다. 영화에 점수를 준다면 몇 점을 주겠는가라고 물었더니 양손으로 큰 원을 그리며 “많이”라고 답했다.

“‘원더풀 라디오’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입니다. 솔로, 연인, 부부, 가족 등 모두가 봐도 좋은 영화죠. 가끔 부모님과 보기 불편한 영화, 연인들끼리 봐야 좋은 영화 등으로 나뉘는데 우리 영화는 그런 게 없이 남녀노소 누구와 봐도 좋은 영화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민정 씨가 정말 예쁘게 나옵니다. 많이 봐주세요(웃음).”

“손예진 씨와 꼭 멜로영화 찍고 싶습니다”

이정진은 드라마와 달리 영화에서는 주로 싸우고 욕하는 거친 캐릭터를 맡아왔다. ‘원더풀 라디오’가 첫 로맨틱 영화인 셈이다.

그는 “이 영화는 멜로에 강한 시나리오였지만 요즘 영화시장이 멜로보다는 코미디 쪽을 선호하기에 그쪽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배우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정통 멜로 영화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멜로 영화에 함께 출연하고 싶은 여배우는 누가 있을까.

“멜로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몇 분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1위는 단연 손예진 씨입니다. 청순가련한 스타일을 좋아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연기를 정말 잘하는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남자가 손예진 씨를 안 좋아하겠습니까(웃음).”

이정진은 드라마나 영화뿐 아니라 KBS ‘남자의 자격’을 통해 예능에 도전, 성공적인 성적표를 얻었다.

“‘남자의 자격’은 개인기 위주의 예능이 아닌 인간미와 진실함이 담긴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출연을 결심했습니다. 제겐 실보다 득이 많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당시 배우가 예능에 출연하는 것은 드문 일이었는데 제 자랑이 아니라 저를 필두로 그 판도가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에는 배우들도 예능에서 많이 활약하고 있으니까요.”

예능 출연 이후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그는 지방에서의 인기를 꼽았다.

“영화 ‘해결사’ 때문에 지방에 촬영을 갔는데 어르신들은 저는 물론이고 설경구 형도 잘 모르시더라고요. 아무래도 극장을 가야만 볼 수 있는 배우이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남자의 자격’을 통해 매주 일요일 TV에 출연하니 이제는 저를 많이 알아봐 주시더라고요. 제 얼굴을 더 많이 알리게 된 것이 달라진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예능 출연 계획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는 없을 것이다. 영화와 드라마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너무 많은 것을 알면 오히려 불행하다”

이정진은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사랑을 나누고 있다. 봉사단체 굿네이버스에서 활동 중이며 빈민 지역을 찾아다니며 선행을 베풀고 있다. 그의 이야기에서는 보여주기 위한 봉사활동이 아닌 진정으로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한 흔적이 역력히 묻어났다.

“단지 오지에 있는 사람들을 돕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들을 도우러 간 현지 NGO 분들이나 선교사분들에 대한 관심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여러 나라를 갔지만 그 나라에 대해 잘 모르는 저희는 실수를 범하기 쉽습니다. 한 예로 어려운 지역에 하수도를 설치해줬는데 그들은 그것 때문에 집세가 올라 쫓겨나게 됐다며 오히려 저희를 원망하더군요. 우리의 의도와 다르게 된 것이죠. 또 아프리카에 가면 사진을 찍고 돈을 달라고 요구합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와서 사진과 영상을 찍고 가버리니 순수했던 그들이 이미 많이 버려진 것이죠.”

그는 봉사활동은 타이틀일 뿐 본인이 더 많은 것을 배워온다며 자신이 가진 재능을 이용해 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이끌 수 있기를 희망했다. 또 우리 세대는 ‘너무 많은 것을 아는 것이 문제’라는 말도 덧붙였다.

“너무 많은 것을 알아도 행복지수가 떨어집니다. 때문에 잘 사는 나라보다 가난한 나라의 행복지수가 더 높게 나오는 것이겠죠. 그들은 감히 자살이란 것은 생각도 안하더라고요. 정말 아이러니합니다. 너무 많이 아는 것이 오히려 불행인 거죠.”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사진 이은지 기자 rickonbge@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