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방송진단] ‘선거 중립’ 위해 취소된 ‘김제동 콘서트’

[Ki-Z 방송진단] ‘선거 중립’ 위해 취소된 ‘김제동 콘서트’

기사승인 2012-02-04 13:00:01

[쿠키 연예] KBS가 오는 3월 4일 울산 KBS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방송인 김제동의 토크콘서트의 대관 허가를 사실상 취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KBS가 2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달 14일 부산 KBS홀에서 열린 김제동의 콘서트를 관람하면서부터.

KBS는 “총선 출마의사를 밝히고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가 공연에 참가했으므로 총선을 앞두고 공연 내용이 정치적 공정성에 위배될 우려가 있다”며 대관 약속을 번복했다. 이에 김제동 측은 일방적인 통보로 인해 갑작스럽게 취소돼 공연기획사와 소속사가 피해를 받은 부분에 대해 현재 법률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며 항변 중이다.

KBS 배재성 홍보실장은 “정치적 편향성이 문제가 아닌, 정치적 목적의 행사로 변질될 우려가 있기에 취소한 것”이라고 밝히며 “선거를 앞둔 시점인 만큼 대관운영위원회의 심의 과정에서 대관이 부결됐다”고 설명했다.

김제동과 KBS 간의 의견 대립은 비단 이번 콘서트 사건뿐만이 아니다. 앞서 김제동은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 사회를 맡았고, 노무현재단 출범 기념 문화제서 가수 강산에와 함께 무대에 오르는가 하면 대내외적으로 사회적으로 활발한 참여를 한 전적으로 인해 방송의 어려움이 있었다.

지난 2009년에는 KBS ‘스타골든벨’ 하차 통보를 받아 5년간 진행하던 MC 자리에서 물러났을 당시 외압 의혹이 제기됐었고, 같은 소속사인 윤도현이 지난 4월 KBS ‘윤도현의 러브레터’에서 물러났을 때에도 비슷한 추측이 나왔다.

많은 정치에 참여하는 연예인들의 사례와 달리 김제동이 논란의 중심에 있는 것은, 일반적인 연예인들의 정치적 커밍아웃과는 그 맥락이 다르다. 스스로 지지하는 정당을 밝히는 자발적 고백이 아닌, 주위에서 수차례 의혹을 제기하고 몰아 부치는 양상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김제동은 “나는 좌파가 뭔지 우파가 뭔지 정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 사회를 본 것을 두고 좌파라고 한다면, 기꺼이 좌파 하겠다”고 자조 섞인 체념을 했을 정도다.

이번 대관 취소는 단순히 콘서트가 취소되는 사태뿐 아니라 KBS가 김제동의 정치색을 규정지은 듯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어 더욱 파급 효과가 크다. 졸지에 김제동 콘서트 취소 사태의 원인이 돼버린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방송인 김제동씨의 토크콘서트 대관 취소 사태에 대해 “나는 부산콘서트 때 티켓을 사서 관람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나는 수많은 공연을 취소시킬 만한 공연에 참가했다는 것을 고백한다”라며 “MB정부 내내 계속된 KBS의 정치, 반드시 벌을 받을 것이다. 김제동 토크쇼가 정치적? KBS의 대관 취소야말로 정치적”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사진 박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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