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최민식·황정민, 중견 男배우 ‘흥행’의 중심에 서다

안성기·최민식·황정민, 중견 男배우 ‘흥행’의 중심에 서다

기사승인 2012-02-15 09:36:00

[쿠키 영화] ‘부러진 화살’ ‘댄싱퀸’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이하 ‘범죄와의 전쟁’) 등 한국 영화들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18일에 개봉한 ‘부러진 화살’과 ‘댄싱퀸’은 나란히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일 개봉한 ‘범죄와의 전쟁’ 역시 개봉 11일 만에 250만 관객을 넘어서며 두 영화의 뒤를 무섭게 쫓고 있다. 이들 영화를 성공으로 이끄는 데는 안성기, 최민식, 황정민 등 중년의 연기파 배우들의 힘이 컸다.

안성기의 연기변신 ‘부러진 화살’

1957년 영화 ‘황혼열차’로 데뷔해 올해로 연기 경력 55년차인 그는 수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안성기화’ 시켰다. 하지만 ‘부러진 화살’에서는 기존의 이미지를 버리고 색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그는 주인공이라는 이유로 인물이 미화될 경우 영화의 주제가 틀어질 것을 우려해 평소의 유한 이미지와 습관, 개성 등을 최대한 제거한 채 김경호 교수라는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김 교수는 법에 당하면서도 ‘법은 가장 정확하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하는 아이러니한 인물이다. 또 수학자답게 ‘법은 수학하고 같다. 문제가 정확하면 답도 정확하다’라는 지론을 펼친다. 이런 캐릭터는 영화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로 작용한다.

영화는 5년 전 벌어진 석궁 테러사건을 바탕으로 한다. 부당해고 당한 김 교수가 담당 판사를 찾아가 공정한 재판을 요구, 석궁으로 위협하며 벌어지는 내용을 담는다.

‘반달’로 돌아온 최민식의 ‘범죄와의 전쟁’

최민식은 ‘올드 보이’ ‘파이란’ ‘친절한 금자씨’ 등 다수의 작품에서 매력을 발산해온 자타공인 명품배우다. ‘범죄와의 전쟁’에서는 건달도 평범한 아저씨도 아닌 ‘반달’ 최익현을 연기했다.

영화는 1980년에서 90년까지 부산을 ‘접수’해 나가던 나쁜 놈들의 피보다 진한 의리와 배신을 담아낸다. 최민식은 집에서는 권위 있는 가장이지만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밖에서는 이리저리 부치는 삶을 살아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그린다. 실감나는 연기를 위해 10kg을 찌우기도 했다.

일찌감치 그를 점찍어둔 윤종빈 감독은 ‘악마를 보았다’ 촬영으로 출연제의를 거절한 최민식을 한없이 기다렸다. 그 외 다른 배우에게는 대본조차 주지 않을 정도. 기다린 보람은 있었다. 최민식의 신들린 연기는 빛을 발하며 관객들을 몰입시켰다. 눈빛만으로도 감정의 변화를 드러냈고 능숙한 부산 사투리는 영화의 사실감을 더했다.

한결 편안해진 황정민의 ‘댄싱퀸’

황정민이 ‘댄싱퀸’을 통해 관객을 울고 웃게 한다. ‘댄싱퀸’은 어쩌다 보니 서울시장 후보가 되는 정민(황정민)과 우연히 댄스가수가 될 기회를 잡은 왕년에 잘 나가던 신촌 마돈나 정화(엄정화)가 부부로 등장해 극을 이끄는 코미디 영화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2005)과 ‘오감도’(2009)에 이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추는 엄정화와 황정민의 실감 나는 부부 연기가 관객을 영화에 더욱 빠져들게 한다.

서른 살 때부터 영화를 시작해 10년 넘게 연기에 몸을 담고 있는 그는 마흔 살이 될 때까지 치열하게 경쟁했고 영화는 관객에게 반드시 의미를 줘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때문에 그는 “30대였다면 ‘댄싱퀸’을 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팝콘 영화’를 보는 것도 큰 의미가 된다고 생각하기에 ‘댄싱퀸’을 택하게 됐다고. 덕분에 관객들은 영화 속 한결 여유로워진 황정민의 생활연기를 만날 수 있게 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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