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주말에 뭐볼까?…‘시체’ ‘타이탄2’外 개봉작 엿보기

영화, 주말에 뭐볼까?…‘시체’ ‘타이탄2’外 개봉작 엿보기

기사승인 2012-03-30 07:59:00

[쿠키 영화] 한국영화가 연이어 바통터치를 하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 주말 박스오피스도 지난주에 이어 ‘건축학개론’이 1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아련한 첫사랑의 향수를 자극하는 ‘건축학개론’(감독 이용주, 제작 명필름)은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34.2%의 예매율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또 개봉 8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건축학개론’에 맞서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이번 주 극장가에 도전장을 내민다. 이범수·류승범·김옥빈 주연의 ‘시체가 돌아왔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타이탄의 분노’, 상처와 치유를 그린 ‘디어 한나’, 충격적 결말을 선사하는 ‘그녀가 떠날 때’ 등이 그 주인공이다.

개성 있는 영화를 좋아한다면…‘시체가 돌아왔다’

‘시체가 돌아왔다’(감독 우선호, 제작 씨네2000)는 시체가 사라졌다는 독특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는 코미디 영화다.

아버지를 혼수상태에 빠지게 한 회장 일행에게 돈을 뜯어내기 위해 복수를 준비하는 동화(김옥빈)를 중심으로 현철(이범수)과 진오(류승범)가 회장의 시체를 훔치려 한다. 하지만 다른 목적으로 시체를 찾는 회장 일행, 국정원 직원들과 충돌하며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인다.

스토리의 전개가 다소 억지스러울 수 있지만 예상할 수 없는 돌발 상황들과 마주하며 웃음을 유발시킨다. 또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적절한 강약 조절은 극이 흐름을 잃지 않고 한줄기로 흘러갈 수 있게 한다. 특히 류승범의 ‘똘끼’ 충만한 연기는 영화의 재미를 한껏 끌어 올린다.

속고 속이는 관계를 통해 순간순간을 웃고 즐길 수 있게 하며, 독특한 색깔과 개성이 빛을 발한다.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강하게 갈릴 수 있겠지만 유쾌한 팝콘영화로 안성맞춤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강력해진 3D 효과에 눈이 즐겁다…‘타이탄의 분노’

지난 2010년 개봉해 260만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타이탄’의 후속작 ‘타이탄의 분노’(감독 조나단 리브스만)가 29일 베일을 벗었다. 샘 워싱턴, 리암 니슨 등 주연배우들의 호연에 웅장해진 스케일과 강력해진 3D 효과들이 어우러져 볼거리를 풍성하게 한다. 하지만 밋밋하고 설득력이 부족한 스토리는 아쉬움을 남긴다.

크라켄과의 전투를 승리로 이끈 반신반인 페르세우스(샘 워싱턴)는 한적한 마을의 어부이자 열 살 된 아들의 아버지로 평범한 삶을 산다. 한편, 신과 타이탄의 갈등이 고조된 사이 깊은 지하세계 타르타로스의 벽이 무너지면서 지우스(리암 니슨)와 지옥의신 하데스(랄프파인즈) 포세이돈(대니휴스톤)이 가뒀던 신들의 아버지 크로노스를 더는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이를 기회로 하데스와 아레스가 크로노스와 결맹해 제우스를 가두고 세상의 종말을 부를 대혼란을 일으키려 한다. 크로노스의 등장과 제우스가 가진 남은 힘마저 빼앗기면서 타이탄의 힘은 더욱 강력해지고 지옥의 세계는 속박으로부터 풀려난다. 더 이상 운명을 거부할 수 없는 페르세우스는 제우스와 인간을 구하기 위해 나서고 연합군을 결성해 최후의 전투를 치르러 나선다. 12세 이상 관람가.

상처투성이 당신에게 위로를…‘디어 한나’

영화 ‘디어 한나’(감독 패디 컨시딘)는 분노와 아픔으로 가득 찬 두 사람이 만나 서로를 보듬게 되는 이야기를 담는다.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조셉에게 살아있다는 것은 그저 폭발할 것 같은 분노를 뿜어내는 폭력의 순간뿐이다. 그가 만난 신앙심 깊은 한나는 겉보기에는 남부럽지 않은 중산층 여성이지만 커다란 상처를 안고 사는 인물이다. 남편 제임스가 강간과 폭행을 일삼기 때문.

신분과 사는 환경 모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은 ‘상처와 외로움’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다. 한나는 조셉의 영혼을 위로해주는 한없이 너그러운 인물로 비춰지지만, 극단적 결정을 한 한나의 비밀이 드러나는 순간 두 사람의 상황은 뒤바뀐다.

영화는 극단의 상황에 내몰린 인간들이 어떤 비극을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준다. 여성, 동물, 아이에 대한 폭력 등 거칠고 어두운 면이 담겨있어 다소 무겁지만, 감독은 “지옥과 같은 삶을 사는 두 사람에게서 발견되는 선한 면을 통해 삶의 희망을 찾기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청소년관람불가.

인습의 굴레 속 소리 없는 비명…‘그녀가 떠날 때’

영화 ‘그녀가 떠날 때’(감독 페오 알라다그)는 독일 터키계의 명예살인을 다루며 인습의 굴레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결국 그 안에서 처참히 파멸해 가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다.

독일의 터키 가정에서 태어나 서구 문화를 접하며 자란 우마이는 스스로의 삶을 선택하고 사랑과 이해 속에 인간다운 삶을 살고자 한다. 하지만 그에게는 이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 탓에 아이와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가족들은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더 큰 상처를 준다. 결국 우마이는 집을 나오고 충격적 비극을 맞게 된다.

영화는 두 문화의 차이가 빚어내는 문화 충돌과 희생을 강요당하는 여성들의 삶을 묵묵히 바라본다. 가부장적 관습의 굴레 속에서 모든 권리를 박탈당한 우마이의 절망과 고통을, 딸을 사랑하지만 전통적 가치관 사이에서 갈등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누나의 편이 돼주고 싶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들의 문화 속에 흡수된 남동생까지 각자의 입장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며 상황적 비극이 주는 슬픔을 묵도한다. 특히 영화의 끝 장면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한동안 자리를 떠나기 힘들 만큼 충격과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15세 이상 관람가.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