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배우, 김무열을 주목하라

[쿠키人터뷰]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배우, 김무열을 주목하라

기사승인 2012-05-09 07:58:01

"[인터뷰] 배우 김무열은 뮤지컬 분야에서는 이미 내로라하는 톱스타이지만 영화에서는 서서히 입지를 넓혀나가는 신인이다. 2009년 영화 ‘작전’에 출연한 후 지난해 74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최종병기 활’에서 사극 연기를 펼치며 대중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에는 ‘은교’를 통해 ‘무대 위 배우’뿐 아니라 ‘스크린 속 배우’로도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은교’는 박범신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위대한 시인 이적요(박해일)와 패기 넘치는 제자 서지우(김무열), 싱그러운 열일곱 소녀 은교(김고은)가 각자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탐하며 일어나는 질투와 매혹을 그린 작품이다.

서지우를 연기한 김무열은 이 작품을 통해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마음껏 펼쳤다. 이적요를 존경하고 아들처럼 따르는 모습부터 열등감과 분노에 휩싸여 폭발하는 모습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감정을 표현하며 소설 속 서지우를 스크린으로 옮겨 오는 데 성공했다.

연기하는 내내 서지우에 푹 빠져 살았다는 그는 다양한 감정을 표출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서지우만 생각하면 눈물이나 암울하게 지냈습니다. 아무래도 극 중 인물을 연기하는 동안에는 캐릭터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덕분에 서지우처럼 순수 문학에 대한 동경심도 생겼습니다. 시집을 읽고 소설가, 문인들의 삶을 동경하게 됐습니다. 서지우처럼 열등감을 느끼기도 했고요(웃음).”



영화는 이적요와 서지우, 은교의 개성 강한 세 캐릭터가 충돌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때문에 전체적인 톤 조절에 있어 적정선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다.

“튀지 않는 감정선을 만들기 위해 노력과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도, 조금 나아졌다 싶으면 제 한계점에 부딪히곤 했습니다. 촬영하며 많은 고뇌를 했는데 그 과정을 돌이켜 보니 ‘한계점이 보일 때까지 온 게 어딘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는 이런 과정을 거치며 한 단계 성장한 자신을 발견했다. 연기에 대한 재미도 새삼 느끼게 됐다며 ‘은교’를 만난 것에 감사해 했다. 연기의 매력에 푹 빠진 그는 저예산 독립영화 ‘개들의 전쟁’에서는 주연으로 나선다. 상업영화 독립영화 할 것 없이 ‘작품’이 좋으면 택한다는 그는 자신만의 연기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개들의 전쟁’도 노 개런티로 출연했다.

“연기자로서 잘해낼 수 있고 제게 맞는 역할이라면 영화의 규모와 역할의 크고 작음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진 배우에 대한 철학은 ‘하찮은 배우는 있어도 하찮은 배역은 없다’는 것입니다. 영화에서도 주인공을 할 때가 있지만 다시 조연 혹은 단역을 해야 할 때가 올 겁니다.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연기를 하고 있다는 자체가 중요하고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무열은 ‘초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06년 배우 윤석원, 김대명, 한지상과 함께 ‘반상회’라는 모임을 형성했고 지난 2007년부터는 자비를 털어 소극장 공연을 해오고 있다.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시간을 잊지 않고 그 열정을 간직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최치환 감독의 ‘강택구’(2007), 김지연 감독의 ‘물고기 남자’(2008), 이호재 감독의 ‘동물원 이야기’(2009), 이호재 감독의 ‘한놈 두놈 삑구타고’(2011)를 무대에 올렸다. 올해도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초심을 지키기 위해서 공연을 해오고 있습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저희가 더 힘 있는 배우가 돼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연을 알리고 참여를 유도하고 싶습니다. 저희는 두 시간 동안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며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기에 이를 활용해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싶습니다.”

티켓 값도 아주 놀랍다. 라면 하나에 1000원이 넘는 시대에 관람료가 5000원이다. 지난 2007년 첫 공연의 티켓 값이 5000원이었고, 돈을 벌 목적으로 하는 공연이 아니기에 값을 올리지 않았다.

“주변에서 후원해주겠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후원을 받다 보면 상업적인 성격을 갖게 되고 모임의 취지가 퇴색될 것 같아 후원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상업적인 작품이 아닌 저희의 진심을 담아 표현하는 공연이기에 힘들더라도 ‘반상회’로 모이는 친구들끼리 진행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입니다.”

영화 ‘은교’ 홍보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무열은 5월 중순부터 뮤지컬 ‘광화문 연가’를 통해 뮤지컬 배우로서의 매력도 발산할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 사진=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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