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박보영 “마녀사냥에 취약한 연예인…악플 여전히 힘들어”

[쿠키人터뷰] 박보영 “마녀사냥에 취약한 연예인…악플 여전히 힘들어”

기사승인 2012-06-08 09:00:01

"[인터뷰] 영화 ‘과속스캔들’ 한편으로 830만 관객을 동원하며 단박에 얼굴을 알린 배우 박보영. 이후 ‘국민여동생’으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았고 친근한 이미지로 각종 CF 등에 출연하며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영원할 것만 같던 상승세는 이어지지 않았다. 소속사와의 갈등을 겪으며 의도치 않게 긴 공백기를 가졌고 4년 만에 공포영화 ‘미확인동영상: 절대클릭금지’(감독 김태경, 제작 다세포클럽)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새 영화로 오랜만에 찾아온 박보영을 지난 5월 30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났다. 작은 얼굴에 크고 동그란 눈. 싱그러운 미소를 짓는 그는 한없이 밝고 명랑했다.

“‘과속 스캔들’이 끝난 후에는 다음 작품에 대한 조급함이 컸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을 비우는 법을 배우게 됐고 하나하나 다시 배워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어요.”

오랜 공백기를 깨고 들고 온 작품은 공포영화다. 무서운 영화를 잘 못 보지만 시나리오가 좋아 과감히 택했다.

“일을 다시 할 수 있게 됐을 때 받았던 시나리오 중에서 가장 좋았어요. 저 역시 장르가 공포라서 사람들이 안 좋게 보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했어요. 하지만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었고 멀리 봤을 때 밝고 명랑한 모습은 다른 작품을 통해서도 충분히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도전했습니다.”



올해 첫 공포영화라는 타이틀을 쥔 ‘미확인동영상’은 저주에 걸린 미확인 동영상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스마트폰, CCTV, 인터넷 괴담, 마녀사냥 등의 내용을 다루며 특히 10대들 공감을 얻고 있다.

박보영은 미확인 동영상을 본 후 이상해져 가는 동생 정미(강별)를 구해내는 언니 세희로 등장한다. 세희 보다는 정미 캐릭터가 강렬하고 눈길을 끄는 것이 사실. 동생 역에 대한 욕심은 없었을까.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부터 언니 역할이었어요.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는 정미 캐릭터가 더 잘 보이고 입체적인 것 같아서 ‘동생을 하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죠. 하지만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다른 사람을 받혀주면서 끌고 나가는 역도 해봐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영화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확실했다. SNS의 단점과 ‘마녀사냥’의 폐해에 대해 강력하게 알리고 싶었다.

“예전에는 이슈화되는 동영상이 있으면 친구들이랑 ‘그런 거 봤어?’라면서 이야기하곤 했는데 이제는 함부로 말하지 않습니다. 물론 정말 나쁜 사람이 벌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더러 마녀사냥인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런 공격에 가장 취약한 직업은 연예인이라고 생각해요. 공인이기에 어느 정도 감안은 하지만 악플은 여전히 힘들어요.”

악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울상을 지으며 속상했던 이야기들을 하나 둘 털어놨다. 흡연 장면을 목격했다는 글. 남자 배우들과 술을 마셨다는 루머 등 종류도 다양했다.

“한번은 제 미니홈피에 어떤 분이 ‘보영아 어제 잘 들어갔어? 데려다 주지 못해서 미안해’라는 글을 남기셨어요. 마치 남자친구인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글이었죠. 누군지도 모르는 분이 그런 식으로 남겨서 팬 분들이 오해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어요. 또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는 분들도 있어요. 연기적인 부분을 비판하는 건 겸허히 받아들이겠지만 ‘주는 것 없이 싫다’는 말은 정말 괴로웠어요.”



상대배우 주원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두 사람은 영화 속 다정한 커플로 등장한다. 하지만 애초 주원의 캐릭터는 ‘나쁜 남자’ 캐릭터였다.

“감독님이 주원 오빠를 보더니 저랑 정말 잘 어울린다며 처음 콘셉트와 달리 주원 오빠를 다정다감하고 희생하는 착한 캐릭터로 바꿔주셨어요. 그런데 그런 모습이 실제 주원 오빠랑 많이 닮아서 더 자연스러웠던 것 같아요. 촬영장이 정말 추웠는데 늘 점퍼나 난로 같은 것을 챙겨주시는 자상함을 지녔거든요.”

‘국민여동생’이라는 칭호를 들으며 인기를 얻었던 박보영이지만, 벌써 20대 중반이 됐다. 그러나 대중들은 아직도 박보영의 나이를 실감하지 못한다. 어려 보이는 외모 때문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동생 정미보다 어려 보이는 외모 때문에 고민까지 했을 정도다. 남들은 부러워하는 ‘동안 외모’지만 박보영에게는 버리고 싶은 부분이다.

“어려 보이는 것은 정말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을 택했을 때도 밝고 어린 이미지라 안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아무래도 연기를 하는 데 있어 제한이 많은 것 같아 좋기도 하면서 싫기도 해요.”

‘미확인동영상’ 이후에는 송중기와 호흡을 맞춘 영화 ‘늑대소년’으로 관객과 만난다. ‘늑대소년’(감독 조성희, 제작 영화사 비단길)은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채 외롭게 살아가던 늑대소년과 세상에 마음을 닫아버린 차가운 소녀의 비밀스러운 사랑이야기를 그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 사진=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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