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방송진단] 톱스타 없어도 잘 나가네…요즘 드라마의 성공 법칙

[Ki-Z 방송진단] 톱스타 없어도 잘 나가네…요즘 드라마의 성공 법칙

기사승인 2012-06-09 12:59:01

[쿠키 연예] 이름만 들어도 귀가 솔깃한 톱스타들의 안방극장 나들이. 하지만 반드시 작품의 성공과 비례하지는 않는다. 최근 승승장구하는 드라마들이 대부분 화려한 캐스팅과는 거리가 먼 작품들이 포진해 있어 눈길을 끈다.

톱스타가 없어도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안방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KBS 수목드라마 ‘각시탈’과 SBS 월화드라마 ‘추적자’가 갈수록 호평을 받으며 안방극장의 열기를 주도하고 있다. 앞서 캐스팅이나 화제성에서 비껴있던 KBS 수목드라마 ‘적도의 남자’가 꼴찌로 출발해 시청률 1위를 꿰찼던 것처럼, 이제는 화려한 캐스팅을 무색케하는 작품성으로 승부를 보는 작품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 결국 화려한 상차림보다는 맛이 중요하다는, 오로지 퀄리티로 승부수를 띄운 결과다.

‘추적자’는 교통사고로 딸을 잃은 형사가 딸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파헤치며 권력에 대항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로, ‘유리의 성’과 ‘사랑은 아무나 하나’ 등을 연출한 조남국 PD와 박경수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지난달 28일 첫 방송을 시작해, 2회 만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웰메이드 드라마로 각광받고 있다. 영화와 같은 흡입력과 배우들의 감정을 살린 영상미, 군더더기 없는 편집으로 한 시간 내내 숨 막히는 긴장감을 선보여 ‘미드(미국드라마)’를 뛰어 넘는 탄탄한 스토리와 완성도를 자랑하고 있다.

손현주와 김상중 그리고 고준희, 류승수, 장신영, 김성령, 강신일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하지만, 꾸준히 20% 이상의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MBC ‘빛과 그림자’ 그리고 공유와 이민정을 내세운 KBS ‘빅’에 비해 크게 기대를 갖기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추적자’는 최근 9.8%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 아직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지만 현재 수목극 시청률 1위인 ‘빛과 그림자’가 7월 초 종영을 한다면 가장 먼저 정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것이 예측도 나오고 있다. 동시간대 방송인 KBS 월화드라마 ‘빅’의 시청률은 7.4%.

KBS ‘각시탈’ 역시 마찬가지다. ‘각시탈’은 방송사에서 올 상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을 만큼 야심차게 준비한 드라마. 사전 기획 작업만 1년여의 공을 들였으나 일제시대라는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한류스타들이 일본 활동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 판단해 고사함으로써 캐스팅 난항에 부딪히기도 했다.

결국 파격적으로 주원과 진세연이라는 신예를 남녀주인공으로 내세웠고, 신현준과 박기웅, 한 채아, 송옥숙, 김정난, 안석환 등의 탄탄한 배우들이 합류해 관록 넘치는 연기력을 선보이게됐다. ‘각시탈’은 1974년 발표된 허영만 화백의 동명만화를 드라마화한 작품으로, 일제에 맞서 싸우며 조선인들의 위로와 희망을 주었던 ‘각시탈’ 강토의 활약을 그린 작품. 제작비 100억 원이 투입된 액션 대작이다.

이름 없는 영웅의 길을 택한 이강토(주원)를 중심으로 그를 목숨보다 사랑한 여인 목단(진세연)과의 멜로, 피보다 진한 우정을 나눴지만 서로 칼을 겨눌 수밖에 없는 친구 슌지(박기웅)과의 비극적인 우정, 그리고 태산 같은 형 강산(신현준)의 뜨거운 형제애 등이 펼쳐진다. 대작답게 화려한 영상미와 스케일이 시청자들을 압도하고 있으며 배우들의 호쾌한 액션 연기뿐만 아니라 카리스마 넘치는 흡인력 있는 연기가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각시탈’은 한국적 슈퍼히어로의 스토리를 전면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보던 영웅이야기와는 차별화된 대한민국의 영웅을 내세워 감동을 더한다. 영웅담뿐 아니라 우정과 멜로, 형제애 그리고 민족애 등은 영웅 스토리라는 거대한 줄기를 타고 흐르며 볼거리를 더한다. 최근 시청률 15%를 돌파하며 동시간대 1위를 기록,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각시탈’ 열풍을 예고케 했다.

반면, 화려한 캐스팅으로 제작 초기부터 큰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들은 기대에 못미치는 바응을 얻고 있다. ‘시크릿 가든’으로 지난해 돌풍을 일으켰던 김은숙 작가의 신작 SBS 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은 12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장동건과 로코퀸 김하늘을 내세우며 야심차게 시작했고, 송승헌과 박민영, 김재중, 이범수 등 화려한 캐스팅의 MBC 주말드라마 ‘닥터진’은 일본의 인기 원작으로 바탕으로 했지만, 두 작품의 체감 인기는 기대에 비해 미비한 수준.

또한 KBS 새 월화드라마 ‘빅’은 30대 의사와 18세 고등학생이 영혼이 체인지된다는 판타지 설정의 작품이다. 공유와 이민정 등이 주연으로 나섰지만, ‘영혼 체인지’라는 소재가 상투성 그리고 뻔한 스토리로 흘러감으로써 흥미로운 전개를 기대키 어렵다는 점에서 7%의 시청률을 올리며 아직은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결국 드라마는 화려한 제작진이나 배우들이 아닌, 작품성으로 승부가 난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셈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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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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