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상반기 결산] 타임슬립 ‘봇물’…로맨스와 복수극의 ‘반란’

[드라마 상반기 결산] 타임슬립 ‘봇물’…로맨스와 복수극의 ‘반란’

기사승인 2012-06-30 12:59:02

[쿠키 연예] 올 상반기 안방극장은 화려한 ‘풍년’이었다.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 2012년 안방극장은 타임슬립(Time-slip) 드라마가 잇따라 선보여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고, 사극과 로코 열풍도 계속됐다.


무엇보다 올해 상반기 드라마는 기대하지 않았던 작품들이 ‘빵빵’ 터졌다. 화려한 캐스팅과 연출진이 포진하지 않아도 작품만으로도 승부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해를 품은 달’과 ‘적도의 남자’ 등이 그 주인공이다. 또한 ‘국민 드라마’로 떠오른 ‘넝굴째 굴러온 당신’은 전 연령층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가족드라마로서의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


◇ 타임슬립 드라마 ‘열풍’…과거와 오늘의 만남

지난해부터 판타지 사극 열풍이 일더니, 최근에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타임슬립까지 더해지는 드라마 속 설정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SBS 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를 비롯 tvN의 ‘인현왕후의 남자’가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고, MBC 주말드라마 ‘닥터진’에 이어 SBS 새 수목드라마 ‘신의’도 하반기 이러한 열풍에 가세한다.

조선시대와 2012년을 오가며 시공간을 뛰어 넘은 사랑을 그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타임슬립은 수없이 드라마와 영화로 각색돼온 역사 속 이야기를 그대로 담아내지 않고 ‘만약 ~라면 어땠을까?’하는 의문에서 시작되는 판타지물이다. 무게감 있는 사극을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이 될 수 있지만, 소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설정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은 눈길을 사로 잡을만하다.

이러한 타임슬립 드라마는 사극의 무게감을 지니면서도 과거와 현재를 오간다는 흥미로운 설정으로 눈길을 끌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밝고 경쾌한 이야기로 젊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고, 미스터리가 가미된 조선시대의 이야기는 중장년 층의 눈길까지 사로잡았다.

◇ ‘해품달’과 ‘적도’, 로맨스와 복수극의 진가 발휘

상반기 가장 큰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는 단연 MBC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이다. 2012년 시청률 40%를 넘기는 유일한 작품이었고, 아무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드라마라는 점에서 의외의 대성공을 거뒀다는 반전의 프리미엄까지 얻었다. 김수현이라는 스타를 만들었고, 여진구와 김유정 등의 ‘명품 아역’ 시대를 열었다. 임시완은 가장 큰 수혜자다.

무녀가 된 세자빈과 젊은 왕의 사랑을 다룬 로맨스 사극 ‘해품달’은 제작 초기부터 캐스팅 난항에 부딪히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아역들이 보여준 풋풋한 로맨스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으며 단숨에 열풍을 일으켰다.

무엇보다 KBS 수목드라마 ‘적도의 남자’는 핫이슈였다. ‘적도의 남자’는 엇갈린 운명에 맞서 치열한 삶을 사는 뜨거운 욕망을 가진 두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2008년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궜던 ‘태양의 여자’ 김인경 작가의 신작으로, 욕망과 용서를 다뤘던 ‘태양의 여자’의 남자 버전으로 관심을 모았었다.

하지원, 이승기 주연의 MBC ‘더킹투하츠(이하 ‘더킹’)’ 그리고 박유천,한지민 주연의 SBS ‘옥탑방 왕세자(‘옥세자’)’ 와 동시간대 방송돼 주인공인 엄태웅과 이준혁, 이보영, 임정은 등은 타 드라마의 신세대 인기 배우들과 경쟁 아닌 경쟁을 펼쳤다. 캐스팅에 있어 불리한 입장에 있었고, 스토리 또한 무겁고 진중해 화제성에서 비껴 있었다.

초반에는 ‘더킹’과 ‘옥세자’에 밀려 수목극 꼴찌를 기록했으나, 중반부에 다다르며 시청률 1위를 기록, ‘꼴찌의 반란’을 일으켰다. ‘적도의 남자’가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비결은 흥미진진한 전개와 뛰어난 감각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력 등 삼박자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는 평이다.

결국 드라마의 성패는 화려한 캐스팅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 셈이 됐다. 초호화 캐스팅보다는 내실이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자극적인 요소로 시청자의 눈길을 끌겠다는 ‘막장드라마’의 흔적은 점차 보기 어려워졌다.

◇ 시트콤 보다 더 재밌어…‘넝굴당’이 국민 드라마 된 이유

방송 6회 만에 30% 돌파한 KBS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올 상반기 최고의 ‘국민드라마’로 손꼽힌다. 주말 가족드라마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하며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넝쿨째 들어온 당신’은 여주인공 김남주와 박지은 작가와 ‘내조의 여왕’ 이후 다시 손 잡은 드라마로, ‘능력 있는 고아’를 이상형으로 꼽아온 커리어우먼 홍윤희(김남주)가 완벽한 조건의 외과 의사 귀남(유준상)을 만나 결혼에 골인하지만 상상 못했던 시댁의 등장으로 생기는 에피소드를 그린 유쾌한 가족 드라마다.

출연하는 전 배우가 모두 주연으로 꼽힐 만큼 캐릭터 하나하나의 생명력과 개성이 남다른 것이 특징이다. 한 장면 한 장면 버릴 것이 없을 만큼 재미있고 유쾌한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 있다.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하는 대본과 배우들의 명연기까지 환상의 조합을 이루고 있는 드라마다.

‘넝굴당’은 올해 가장 높은 시청률을 올린 프로그램으로도 꼽혔다. 시청률 조사회사 TNmS에 따르면 2012년 상반기(2012년 1월 1일~6월 24일) 지상파TV 프로그램별 가구 시청률 톱10을 살펴본 결과, KBS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33.4%·이하 넝굴당)’이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 스타 명성 무색…명품 조연 주목

반면, 초호화 캐스팅에 빛났던 드라마들이 줄줄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KBS ‘사랑비’와 ‘드림하이2’ 등이 그 주인공이다. 주연배우들의 명성을 무색케 한 한자리수 시청률을 올려 체면을 구겼다.

유독 명품 조연들의 활약도 뛰어났다. ‘해품달’과 000 등에 출연하며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한 김응수는 연기뿐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두각을 나타내 주목을 받았고, ‘해품달’의

◇ 간접 광고로 ‘눈살’…논란도 가지가지

올해 상반기 안방극장에서는 유난히 사건 사고가 많았다. ‘각시탈’의 보조출연자 사망 사건과 ‘적도의 남자’ 방송 송출 사고, 그리고 손문권 PD의 자살 등이 주요하다. ‘닥터진’은 ‘신의’로부터 그리고 ‘사랑비’와 영화 ‘클래식’의 제작사로부터 저작권을 침해 논란에 휘말렸으며 ‘더킹’은 지나친 간접광고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4월 18일 ‘각시탈’에 출연할 보조출연자 30여 명을 태운 버스가 경남 합천영상테마파크로 가던 중 논두렁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 한명이 사망했다. 이후 유족들이 피켓 사위를 벌이며 피해보상에 대한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며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더킹’은 도넛브랜드 던킨도너츠의 제품을 드라마에서 맥락에 상관없이 과도하게 노출해 시청자들로부터 여러 차례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위)는 ‘더킹’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중 광고 및 방송 언어 부분에 문제가 있다며 주의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방통위는 “‘더킹’에서 여자 주인공이 신은 협찬주의 운동화, 남자 주인공이 먹는 협찬주의 도넛 등을 인지 가능한 수준으로 노출했다”며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 46조(광고효과의 제한)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영화 ‘클래식’의 제작사 ㈜에그필름은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KBS 드라마 ‘사랑비’를 상대로 방영금지 및 저작물 처분금지 등의 가처분신청을 냈다. 이에 제작사인 윤스칼라는 “저작권 침해가 성립하려면, 두 작품의 표현 사이에 실질적으로 유사한 점이 있어야 하지만, 지적되는 장면들의 구체적인 표현방식, 대사, 극의 흐름 중에서의 역할 등은 전혀 다르다”라며 “에그필름의 주장의 부당성은 법원의 판결을 통해서 분명히 그리고 또렷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 하반기가 더 기대되는 2012년

하반기에도 안방극장에는 다양한 작품들이 속속 선보인다. ‘신의’ ‘메이퀸’ ‘아랑사또전’ 등 초호화 캐스팅 드라마 눈길을 끈다. ‘해품달’의 한가인 아역 김유정과 한지혜, 재희가 출연하는 MBC 새 주말드라마 ‘메이퀸’은 양어머니 아래에서 갖은 구박을 받으면서도 씩씩하게 자라나 최고의 해양 전문가가 되는 해주라는 인물과 그녀를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를 울산을 배경으로 다룰 예정으로 오는 8월 시청자들을 찾는다.‘메이퀸’은 한 여성이 척박한 어린 시절의 환경과 고난을 이겨내고 자신의 꿈을 이뤄가는 성공 드라마다.

또한 7월 말 안방극장을 찾을 ‘아랑사또전’은 여름 시즌을 공략한 호러와 멜로를 표방한 퓨전 사극이다. 억울하게 죽은 처녀의 원혼이 고을 사또에게 나타나 원한을 풀어줄 것을 간청했다는 아랑 전설에서 모티프를 딴 작품. 자신의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천방지축 처녀귀신 아랑(신민아)과 귀신 보는 능력을 갖고 있는 까칠하기 이를 데 없는 사또 은오(이준기)가 만나 펼치는 모험 판타지 멜로 사극이다.

‘신의’는 김종학 감독과 송지나 작가가 의기투합한 드라마로 배우 김희선의 브라운관 복귀가 화제다, 고려시대의 무사와 현대의 여의사가 만나 시공을 초월한 사랑을 그리는 퓨전사극으로, 김희선은 성형외과 의사 은수 역을 맡았고 상대역인 이민호는 고려시대 왕의 호위무사를 연기한다. ‘추적자’ 후속으로 8월 13일 첫 방송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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