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조가 밝힌 “우리가 파업을 중단한 까닭…”

MBC 노조가 밝힌 “우리가 파업을 중단한 까닭…”

기사승인 2012-07-17 15:31:00
[쿠키 방송] “김재철 사장은 노조의 업무 복귀에 대해 자신의 승리라고 떠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파업 잠정중단의 결단을 한 것은 오로지 국민들을 믿기 때문입니다.”

MBC 노조가 170일 간의 총파업을 중단하고 회사로 복귀한다. 6개월이 넘는 사상 유례가 없던 MBC의 장기 파업이 느닷없이 중단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지난 1월 30일 김재철 사장의 퇴진과 공영방송 MBC의 정상화를 주장하며 총파업에 돌입했한 노조는 17일 파업 중단을 알리며 “공영방송 MBC의 정상화를 앞당기는 것이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파업은 저희가 결코 질 수 없는 투쟁이었다. 저희는 모든 걸 건 반면, 김재철 사장은 자신의 생존만 생각한 싸움이었기 때문”이라며 “처음 570여명으로 시작한 파업은 한 달여 만에 770명에 이르렀고, 지역 MBC 지부까지 가세한 전국의 대오는 강철이 되어 지금까지 유지됐다. 김재철 사장이 수차 파업의 붕괴를 기도하며 탄압을 감행했지만, 기대는 번번이 빗나갔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재철 사장은 물러나지 않았고, 자신의 임기를 마칠 것임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노조는 “김재철 사장은 우리의 업무복귀 결정에 대해 자신의 승리라고 떠들고 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파업 잠정중단의 결단을 한 것은 오로지 국민들을 믿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다음달 김재철 사장이 해임될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말 19대 국회는 다음 달 출범할 새 방문진을 통한 김재철 사장의 해임을 함의하는 합의안을 내놓았다. 숱하게 반복된 공정방송 훼손 사례는 물론 파업기간 중 언론인 대량 학살, 끊임없이 드러나는 개인비리 의혹 등에 따라 정치권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라며 “정치권이 다음 달 김재철 해임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우리를 지지해준 국민들의 처절한 응징이 뒤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망선고를 받은 시한부 사장 김재철이 나가고, MBC를 재건할 새 사장이 들어서며, 프로그램이 공영방송 MBC답게 바뀌기까지 해야 할 많은 일들이 저희의 몫으로 고스란히 남아 있다”라며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한 저희들의 노력은 결코 그치지 않을 것이다. 지난 170일 간의 질기고 독하고 당당한 투쟁이 국민들께 제시하는 저희들의 약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파업으로 본사에서 해고된 직원은 6명이며 정직 38명을 포함해 98명이 중징계 됐다. 뿐만 아니라 18개 계열사에서도 56명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고 순차적으로 징계를 하고 있어 당장 업무에 복귀할 수 없는 언론인이 100명을 훌쩍 넘은 상태다. 또한 파업 기간 중에 임시직 대체인력을 무더기로 투입해, 향후 조직과의 마찰 또한 쉽지 않은 문제로 남아 있어 당분간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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