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이슈] “우리 드라마 어쩌나”…티아라 사태에 ‘발동동’

[Ki-Z 이슈] “우리 드라마 어쩌나”…티아라 사태에 ‘발동동’

기사승인 2012-08-05 17:25:01

[쿠키 연예] 걸그룹 티아라의 은정과 소연, 효민이 각각 출연하는 드라마 세 편이 얄궂은 타이밍에 ‘울상’이다. 멤버 왕따설에 휩싸여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세 드라마 모두 당장 첫 방송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왕따설에 휩싸인 티아라의 화영이 팀에서 방출되면서 나머지 멤버들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곱지 않다. 광고가 줄줄이 취소되고 콘서트까지 연기했지만, 미리 예정됐던 멤버들의 드라마 출연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남아 있다. 이른바 ‘티아라 사태’의 그 영향력과 파급력은 단순히 그룹 활동의 중단으로 해결될 사안은 아닌 듯 보인다.


티아라의 은정과 소연, 효민 등 세 명의 멤버는 각각 SBS ‘다섯손가락’과 KBS ‘해운대 연인들’ MBC ‘천 번째 남자’에 캐스팅돼 촬영을 앞두고 있다. 공교롭게도 지상파 3사에 골고루 한 작품씩 포진해 있다.

콘서트나 음악 프로그램은 취소나 일정 변경을 할 수 있지만, 드라마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최소 몇 개월 전부터 배우 캐스팅이 여러 번의 오디션이나 미팅을 거쳐 진행되고, 첫 방송 1~2개월 전부터는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한다. 대본 연습은 물론 팀워크를 다지기 위해 스태프와 배우들은 회식과 워크숍을 갖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송을 코앞에 두고 돌연 배우를 교체하는 일이란 쉬운 일이 아니다. 편성과 캐스팅, 촬영 스케쥴이 확정된 후 결전의 날만 기다리던 세 드라마 모두 공식적인 입장은 일단 ‘고(GO)’다. 그러나 첫방 전부터 배우 하차 요구가 잇따르는 방송사로서는 다된 밥에 재가 뿌려진 격이다.

‘신사의 품격’ 후속으로 전파를 탈 ‘다섯손가락’은 천재 피아니스트들의 사랑과 악기를 만드는 그룹의 후계자를 놓고 벌이는 경쟁을 담는다. 암투와 복수로 인한 불행과 상처를 극복한 주인공들이 다시 꿈과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은정이 연기할 홍다미 역은 극중 한때 피아니스트를 꿈꿨으나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사고로 죽고 어려운 가정 형편에 꿈을 포기하는 비운의 캐릭터다.

티아라 데뷔 전 아역부터 연기활동을 해온 은정은 그동안 드라마 ‘인수대비’와 ‘드림하이1’, ‘근초고왕’, ‘커피하우스’와 영화 ‘화이트:저주의 멜로디’, ‘고사’ 등에 출연하며 노래와 연기를 꾸준히 병행해왔다. 하지만 현재 ‘다섯손가락’의 공식 홈페이지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약 1만여 건의 의견 중 약
90% 정도가가 은정의 하차를 요구하는 게시물이다. SBS 드라마 관계자는 “하루에도 티아라 관련된 질문을 수없이 많이 받는다”라며 “우려가 크지만 어쩔 수 없다. 하차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여기에 상대배우 주지훈에게까지 불똥이 튀었다. 마약사건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주지훈은 이번 드라마가 5년 만의 브라운관 컴백이지만, 티아라 사태와 맞물려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누리꾼들은 “은정뿐 아니라 주지훈 역시 과거 사회적 논란을 받았던 인물”이라며 “참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같이 하차했으면 좋겠다”라며 쌍끌이 비판을 보이고 있다. 오점을 남긴 과거의 행적이 티아라 사태와 맞물려 약점으로 작용되고 있는 형국이다.

소연의 경우는 비중이 크지 않은 감초 역할이라 그나마 나은 편이다. ‘해운대 연인들’은 기억을 잃은 검사와 조폭의 딸이 펼치는 로맨틱 코미디다. 김강우와 조여정, 남규리, 정석원, 강민경이 주연으로 나서는 ‘해운대 연인들’에서 소연은 명품 가방을 사기위해 온갖 아르바이트를 감행하는 이관순 역을 맡았다.

하지만 역할이 작다고 해도 사안이 사안인 만큼 제작진의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해운대 연인들’의 송현욱 PD는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사건이 그룹(티아라) 내에서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라며 “소연은 현장에서 막내이기 때문에 굉장히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잘 봐주셨음 좋겠다”고 당부했다.

효민은 오는 10일 방송되는 MBC 금요드라마 ‘천 번째 남자’에서 천 명의 남자를 만나야만 인간이 될 수 있는 구미호 역을 맡았다. ‘천 번째 남자’는 1000명의 남자 간을 먹어야 사람이 될 수 있는 구미호가 999명의 남자의 간을 먹은 후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남자 1명의 간을 얻으려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베스트 극장’ 이후 7년 만에 부활한 금요드라마 ‘천 번째 남자’는 판타지를 가미한 시트콤이다. 지난해 연말 열린 ‘MBC 연기대상’에서 ‘계백’으로 신인연기자상을 수상했던 효민은 첫 코믹 연기에 도전장을 냈지만, 이번 티아라 사태로 인해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시청자가 과연 효민의 코믹 연기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특정 배우에 대한 비호감으로 일부 시청자 층이 떨어져 나가는 것은 일차적인 문제다. 비난의 여론은 곧 배우에게 심리적인 부담과 자신감 결여를 가져오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아직까지 티아라 멤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인 만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얼마나 연기에 몰입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연기력 논란까지 겹친다면 겉잡을 수 없는 위기에 휘말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배우 하나로 드라마 전체가 흔들린다면, 중간 하차의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촬영에 돌입했지만 중간 하차를 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지난해 6월 배우 정석원은 MBC ‘애정만만세’의 첫 촬영까지 참여했으나 제작진과 캐릭터에 대한 해석이 달라 하차했고, 2010년 KBS ‘산너머 남촌에는’에 출연했던 배우 이은우는 주요 배역이었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하차했다.드라마 초반이라면 새 배우를 찾아 재촬영을 하는 방법을 택하지만, 이은우의 경우처럼 드라마가 꽤 진행된 상황에서의 하차라면 이혼이나 유학, 사망 등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논란이 홍보에 도움이 되는 이른바 ‘노이즈 마케팅’이 작품의 성공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렇다할 홍보거리가 없다면, 스캔들이 불거져 사람들의 입에 최대한 많이 오르내리는 것이 오히려 낫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는 단순히 어떠한 직접적인 사건이라기보다 배우의 이미지가 ‘비호감’으로 전락한 경우라 얘기가 다르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드라마에서 하차할 만큼 큰 잘못을 했느냐는 의견도 존재한다. 손가락질을 받을 비도덕적인 행동에 대한 근거나 객관적인 기준과 판단 또한 모호하다. 그러나 ‘왕따’로 인한 청소년들의 자살이 잇따르는 심각한 시점에, 티아라 사태가 단지 내부적인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까지 확산됐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세 멤버들이 여론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캐릭터를 잘 소화해 ‘민폐’를 벗어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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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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