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방송진단] 강호동, ‘왕의 귀환’…‘예능의 재구성’은 시작됐다

[Ki-Z 방송진단] 강호동, ‘왕의 귀환’…‘예능의 재구성’은 시작됐다

기사승인 2012-08-18 14:27:00

[쿠키 연예] 강호동이 돌아온다. 방송가는 들썩인다.

잠정적 은퇴를 선언했던 방송인 강호동이 1년여 년의 휴식 끝에 복귀 소식을 알린 17일, 우리나라에서 가장 바빴던 곳은 방송 3사의 예능국이 아니었을까.

벌써부터 강호동을 모시려는 방송국들의 경쟁이 뜨겁다. 방송사들은 앞 다투어 새 프로그램에 관해 논의 했다는 회동을 내세우며 자사 복귀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1박2일’과 ‘황금어장’, ‘강심장’ 등 국내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을 이끌며 최고의 MC로 활약했던 강호동이 컴백함에 따라 방송가는 버선발로 뛰어나올 만큼 반색하는 분위기다.

강호동은 지난해 9월 세금 과소납부 논란이 일자 연예계 잠정 은퇴를 선언하고 칩거해왔다.
세금 문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강호동은 물의를 일으킨 사안에 대해 고심 끝에 휴식을 택했다.

◇ 어떤 프로그램 택할까…강호동의 새 카드는

강호동이 방송을 중단을 했던 지난해 9월 방송 3사는 패닉 상태에 빠졌었다. 강호동의 하차로 난관에 빠진 예능 프로그램의 빈자리를 누가 채우느냐가 관건이었다. 이러한 혼란은 강호동을 대체할 인력의 부재를 여실히 보여줬다.

스타의 고민을 들어주며 토크쇼로서 큰 인기를 누렸던 MBC ‘황금어장-무릎팍 도사’는 결국 폐지 수순을 밟았다. 강호동의 공백으로 MC 기근 현상이 일고, MBC는 14년 만에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낸 주병진의 새 프로그램까지 야심차게 시작하며 빈틈을 노렸으나 결과는 참담했다.

KBS ‘1박2일’은 시즌2로 새롭게 시작했다. 기존의 엄태웅, 이수근, 김종민에 배우 김승우, 차태원, 주연, 가수 성시경이 새로 합류했다. 하지만 시청률은 시즌1에 비해 반토막 수준으로 정체를 겪다 최근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형국이다. 시즌1과 비슷한 포맷으로, 고정 팬들이 존재하지만 ‘형만한 아우는 없다’는 아쉬움도 크다.

또한 SBS의 ‘스타킹’과 ‘강심장’은 강호동을 대신해 각각 박미선, 이특, 붐과 신동엽, 이동욱이 대신하고 있다.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등의 큰 변동 상황은 없었지만 인기 예능 프로그램 두 개를 맡고 있었다는 점에서 분명 타격이 컸다.

현실적으로 강호동이 기존에 출연했던 프로그램에 다시 합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미 나름의 새로운 구성으로 프로그램이 꾸려지고 있기 때문에 또다시 강호동의 입맛대로 바꾼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프로그램이 아예 폐지된 ‘무릎팍 도사’가 그나마 부활의 가능성이 있을 뿐이다.

때문에 강호동은 새로 기획된 참신한 예능 프로그램을 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박2일’로 리얼 버라이어티의 새 장을 열고, ‘강심장’으로 강력한 토크의 트렌드를 이끌었던 것처럼, 지금의 프로그램들과는 다른 차별화된 아이템을 구상중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8월, 세금 탈루 의혹이 제기되기 한 달 전 강호동은 이미 ‘1박2일’ 측에 하차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강호동은 표면적으로 ‘박수칠 때 떠나고 싶다’는 이유를 내세웠다고 알려졌지만, 인기 정상의 프로그램을 떠날 결심을 한 것은 다른 큰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했다. 그 다른 이유로는 ‘종편행’이 가장 크게 꼽혔었다. 때문에 지상파 3사 외에 종편과 케이블방송의 출연도 배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 SM 택한 이유는?…안정·체계적인 매니지먼트 원해

강호동은 SM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SM C&C와 전속 계약을 맺으며 복귀 소식을 알렸다. 강호동은 이번 전속계약 체결에 대해 “지난해 이후 많은 시간 동안 많은 생각을 했으나 가장 올바른 일은 MC로서 방송을 통해서 국민 여러분께 더 큰 즐거움을 드리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해 조심스럽게 방송 활동 복귀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SM C&C 김영민 대표는 “SM C&C가 기존의 여행사업과 함께, 아시아 최고의 영상 콘텐츠 및 방송 드라마 프로그램 제작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비즈니스를 추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강호동을 영입함으로써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 제작의 토대가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소속사가 언급했듯 SM은 콘텐츠 제작까지 발을 넓히고 있다. 때문에 강호동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을 SM에서 제작하고, 방송사에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형태로 활동이 전개될 가능성도 크다. 책임과 의리를 중요시하는 방송사에 귀속되는 것보다, 자유를 보장하는 자체 제작이 더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강호동이 대형 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은 혹시 일어날지 모를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의지가 강해 보인다. 지난해 잠정 은퇴까지 몰고 갔던 일을 타산지석 삼아, 체계적인 매니지먼트로 철저한 관리와 보호를 필요로 한 것으로 해석된다.

세금 과소 납부 사실이 알려진 당시, 인터넷에서는 강호동 퇴출 서명운동까지 벌어졌었다. 국민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했던 만큼 배신감도 커 보였다. 비록 잠정적이었으나 그의 ‘은퇴 선언’은 1년 만에 번복하기에는 너무 가벼운 처사였다는 곱지 않은 반응도 존재했다.

강호동이 잠정 은퇴를 선언한 것은 물의를 일으킨 사안 보다는 신뢰에 금이 갔다는 도의적인 책임이 컸다. 당시 일각에서는 “더 큰 잘못을 저지르고도 버젓이 활동하는 연예인들도 많은데, 강호동의 잠정 은퇴는 너무 앞서갔다”는 반응도 많았다.

세금 문제는 무혐의 처분을 받으며 종결됐고, 강호동은 침묵 끝에 컴백한다. 몇 년간 예능 프로그램을 아우르던 강호동의 강한 기(氣)가 여전히 예능 프로그램에서 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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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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