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방송진단] ‘케드’의 돌풍…시청률·재미·완성도 잡은 비결은

[Ki-Z 방송진단] ‘케드’의 돌풍…시청률·재미·완성도 잡은 비결은

기사승인 2012-08-25 14:23:01

[쿠키 연예] 방송가에 ‘케이블 드라마’의 열풍이 뜨겁다. 5%의 시청률을 훌쩍 넘기는 것은 물론 그 인기와 영향력이 여느 때보다도 크고 거세다. 자극적이고 마니아적 색채가 강했던 케이블 방송은 어느 덧 지상파 채널을 위협하고, 신 트렌드를 형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케이블 드라마 사상 최초 연장 방송을 선택한 tvN의 일일드라마 ‘노란복수초’는 애초 8월 16일 100회를 끝으로 막을 내릴 예정이었으나 큰 인기에 힘입어 8회 연장 방송을 하고 있다.

‘노란복수초’는 의붓자매의 질투로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한 여자의 복수담을 그린 드라마. 케이블 드라마에서 이례적으로 최고시청률 5%를 기록, 18주 연속 시청률 1위의 대기록과 함께 뜨거운 화제몰이를 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유리를 비롯한 주연배우들의 개성 넘치는 연기력은 물론 흥미로운 소재와 스피디한 전개, 탄탄한 스토리가 인기요인으로 작용하며 케이블 드라마 사상 처음으로 연장 방송에 들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과 대만,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해외 4개국에 판권 판매를 이루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출생의 비밀과 복수, 음모 등이 담긴, 이른바 ‘막장 드라마’의 공식을 갖추고 있지만, 아침드라마라는 점에서 주부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드라마다. 주인공이 뒤집어쓴 누명과 아들을 잃은 아픔은 여성 시청자들을 자극하는 동시에 연민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동시에 통쾌한 복수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열연이 드라마를 빛낸다. 이유리와 현우성, 윤아정, 정찬을 비롯 김영란, 유혜리, 최상훈 등이 견인차 역을 톡톡히 하며 극의 몰입을 높이고 있다. 또한 매일 매일 드라마를 챙겨보지 않아도, 드라마의 흐름을 쉽게 따라갈 수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노란 복수초’의 이찬호 PD는 “‘노란 복수초’는 여성의 복수극이라는 대중적 이야기를 사건 중심으로 빠르게 전개하며 젊고 세련되게 풀어나가고자 했다. 이를 훌륭히 소화해준 배우와 작가의 힘이 컸다”며 “더불어 실내촬영보다는 야외촬영의 비중을 높여 장면의 생동감을 높이려고 했다. 이러한 점들이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tvN 주간드라마 ‘응답하라1997’는 돌풍에 가깝다. 9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의 ‘추억’을 리얼하게 그려낸 드라마로, 아이돌 팬덤 문화를 만들어낸 아이돌의 시초 H.O.T와 젝스키스가 활동하던 1997년을 중심으로 했다. 두 아이돌을 통해 과거를 추억함은 물론, 성시원(정은지) 윤윤제(서인국) 등 청소년들의 러브스토리도 재미를 더한다.

‘응답하라 1997’은 평균 시청률 3%를 유지하며 5주 연속 케이블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30대 층에서 시작된 ‘응답하라1997’ 열풍이, 재미와 공감 두 가지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 속에 입소문을 타고 10대에서부터 50대까지 연령층이 확대되면서 이른바 ‘대박’으로 이어졌다.

팬덤뿐 아니라 시대상 배경으로 등장하는 IMF나 당시 정치상황 등의 디테일한 묘사가 눈길을 끌고 배우들의 찰진 사투리 연기와 5초에 한 번씩 빵빵 터지는 웃음코드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추억과 향수, 복고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소재로 다양한 각도에서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점이 폭 넓은 연령층에서 인기와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비결로 작용했다. 가수를 좋아하는 주인공부터 가족, 친구, 사회 이야기가 다양하게 녹아들어 전 연령층에서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색깔이 분명한 캐릭터들도 눈길을 끈다. H.O.T. 광팬 일명 ‘1세대 빠순이’ 시원(정은지)과 ‘시원바라기’ 순정훈남 윤제(서인국), 에로지존 학찬(은지원), 다정다감 섬세남 준희(호야) 등 개성만점 고등학생 여섯 남녀가 등장한다. 각양각색 러브라인은 물론 초특급 카메오까지 매주 다양한 볼거리로 드라마적인 요소를 뛰어넘는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매주 반전 엔딩을 선보이는 것 또한 특징 중에 하나다.

케이블 드라마는 개성 넘치는 소재와 탄탄한 스토리, 완성도까지 모두 잡으며 이미 신 드라마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지상파 드라마에 더 이상 아쉬울 것이 없는 영향력과 인기를 누리고 있는 데에는 과감한 시도와 월등한 재미가 가장 큰 이유다. 비교적 사전 제작이라는 안정적인 시스템도 완성도를 높이는 데에 일조하다.

국내 드라마 사상 가장 긴 시즌을 이어가고 있는 ‘막돼먹은 영애씨’와 젊은이들의 사랑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 ‘로맨스가 필요해’, 사극의 재미를 가미한 ‘인현왕후의 남자’ 등 케이블 드라마만의 역사를 새로 그려내며 실패 없는 행보를 보이며 시청자의 이목을 사로잡는 ‘케드’가 앞으로 어떠한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일 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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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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