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16일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위대한 개츠비’(감독 바즈 루어만)가 흥행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3주간 극장가를 점령해온 ‘아이언맨3’를 밀어내고 28.8%의 예매 점유율로 영화진흥위원회 예매순위 1위에 올랐다. ‘아이언맨3’의 예매율은 27.9%.
15일(현지시간) 개막한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에선 실사영화로는 처음으로 3D 개막작으로 선정되며 주목을 받았다. 소설가 김영하 등이 번역한 원작 소설 2권도 베스트셀러 20위권에 올랐고, 미국 최고의 힙합스타 제이지(Jay-Z)가 총괄 제작한 영화 OST까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칸영화제 개막작으로 미국에서도 흥행=미국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1925)를 영화로 만드는 것은 누구에게나 큰 부담일 것이다. 미국인들이 즐겨 주장하는 것처럼 ‘지금까지 영어로 쓰인 최고의 소설’까지는 아닐지라도 20세기 위대한 고전 중 하나인 것만은 분명하다.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1996) ‘물랭루주’(2001)를 연출한 호주 출신 루어만 감독은 2004년 프랑스 파리로 향하는 시베리아 횡단열차 좁은 객실에서 이 책을 만났다. 놀랄 만큼 영화적인 소설이었다. 소설의 판권을 얻는 데만 2년이 걸렸다. 주인공 개츠비 역을 찾아 나섰다. 원작에 묘사된 대로 ‘타인을 무장해제 시키는 웃음’과 동시에 ‘사람을 죽일 것 같은 미소’를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 선택은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호흡을 맞췄던 할리우드 스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였다.
미국에서는 지난 9일 개봉해 첫 주말 5100만 달러(약 570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예상수익 400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디캐프리오 출연작 중 ‘인셉션’에 이어 두 번째, 루어만 감독의 연출작 중에는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다.
◇원작에 충실한 영화 ‘위대한 개츠비’=배경은 1922년, 작가가 ‘멋진 신기루’라고 불렀던 미국 뉴욕이다. 비밀이 가득한 백만장자 개츠비는 주말마다 떠들썩한 파티를 열고, 개츠비와 우정을 쌓게 된 닉(토비 맥과이어)은 사촌 데이지(캐리 멀리건)와 개츠비가 옛 연인 사이었던 것을 알게 된다. 데이지는 전쟁터에서 돌아오지 않는 개츠비를 잊은 채 부유한 톰(조엘 에저튼)과 결혼한 상태. 하지만 개츠비는 남은 인생을 오로지 데이지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에만 몰두한다.
개츠비의 순수한 사랑과 이기적인 인간군상에 대한 통찰력은 영화에서도 빛난다. 하지만 어느 영화나 원작 소설의 깊이와 감동을 뛰어넘는 것은 한계가 있을 터. 시대의 불안과 공허감을 담아낸 작가의 섬세한 문장은 스크린에선 훨씬 화려하게 재현됐다. ‘재즈시대’의 흥겨운 분위기와 흥청망청한 파티 장면을 위해 프라다와 티파니 등 2000벌이 넘는 명품의상과 2억원이 넘는 보석이 동원됐다.
배우들의 연기도 캐릭터에 빠져들게 한다. 특히 그토록 그리워하던 데이지를 다시 만나는 순간 어쩔 줄 몰라 하는 디캐프리오의 연기는 관객마저 설레게 한다.
◇김영하 번역 소설·OST도 인기=영화 개봉에 맞춰 소설도 인기다. ‘위대한 개츠비’ 번역본 2권이 한국출판인회의가 집계한 지난주 베스트셀러 순위 20위권에 진입했다. 소설가 김영하가 번역한 문학동네 판본이 6계단 상승해 15위, 김욱동 서강대 명예교수가 번역한 민음사 판본이 9계단 올라 16위를 차지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출판사들이 50% 할인 판매와 함께 영문판과 노트 등을 끼워주며 경쟁한 결과다.
영화 개봉에 맞춘 원작 소설 출간은 이제 공식처럼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세계문학 중에서도 인기가 입증됐던 고전이어서 출판사마다 새로 출간에 나서거나 기존 판본을 손봐 내놓고 있다. 현재 교보문고 등 시중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위대한 개츠비’는 줄잡아 40∼50종에 이를 정도다.
이와 함께 재즈에 뿌리를 둔 힙합 음악으로 구성된 영화 OST도 눈길을 끌고 있다. 유명 프로듀서 제이지가 제작 총괄을 맡아 아내 비욘세를 비롯해 브라이언 페리 등 세계적 팝스타들을 대거 참여시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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