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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포항철강공단 내 화학물질 취급업체에서 페놀로 추정되는 유해물질이 공기 중으로 유출돼 환경오염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철강공단 측이 사고 발생 한참 후 인근 지역 나무들의 나뭇잎들이 말라 죽는 상황에 이르러서야 포항시에 신고를 해 공단이나 업체가 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포항시에 따르면 남구 철강공단 내 P업체에서 지난달 말쯤 대기방지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페놀로 추정되는 물질이 대기로 새어나왔다. 이경보 포항시 대기환경계장은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페놀이 집진시설, 세정수 등 대기방지시설을 거쳐야 하는데 세정수가 없어 페놀 일부가 새나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사고로 P업체에서 직선거리 200m정도까지 유독물질이 퍼졌고, 주변 4개 업체의 조경수와 가로수 50여 그루에서 나뭇잎이 말라 죽는 황하현상이 나타났다. 또 인근 동북지방통계청 포항사무소 직원 10여명이 목과 머리의 통증을 호소했다.

하지만 철강공단은 지난 9일에야 시에 이 같은 사실을 신고했다. 시는 신고접수 후 현장조사를 벌였고, 13일 경북도환경연구원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각각 대기환경측정과 유출물질 성분분석을 의뢰했다. 경북도환경연구원은 지난 15일 대기측정을 실시해 대기가 오염되지 않았다고 결론을 냈다.

시 관계자는 “현장 조사를 벌였을 때 이미 시간이 한참 지난 뒤라 사고 당시와는 많이 달랐던 것 같다”며 “주간보다는 야간에 유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시는 P업체에 10일의 조업정지 행정처분을 내릴 방침이며, 대기방지시설 오작동에 대해서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P업체가 건강검진을 실시키로 했다.

페놀은 발암물질로 피부에 닿으면 발진이 생기고 체내에서는 소화기와 신경 계통에 장애를 일으킨다. 음용수의 페놀 농도 기준은 0.005ppm이하이고, 배출허용기준은 5ppm이하로 규정돼 있다.

포항=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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