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정체성 확보 못해 이미지메이킹 치중 비판도
[쿠키 생활] 경쟁적으로 스타모시기에 나선 아웃도어 업체들이 광고비에는 수십억 원을 투자하면서도 제품의 품질 개선과 기능성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비 투자는 0.4%에 그쳐 토종기술력 개발을 위한 노력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아웃도어 브랜드가 갑작스런 성장기를 맞으면서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해 유명스타를 이용한 이미지메이킹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블랙야크는 지난해 브랜드 개발활동과 관련된 연구경상개발비로 19억9148만971원을 지출했다. 이는 전체 매출액 4535억6701만3448원의 0.4%에 불과하다. 반면 광고선전비 지출액은 156억8905만5149원으로 3.4%를 차지해 개발비와는 8.5배의 차이를 보였다.
국내 토종브랜드인 K2는 지난해 매출액 5019억5049만6678원을 달성했지만 연구개발비 28억6434만8301원, 광고비 250억4312만3242원을 지출, 각각 매출액의 0.5%와 4.9%로 10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네파도 매출액 4535억6701만3448원 중 광고선전비로 108억2858만6702원을 지출해 2.3%였으며 연구개발비는 공시하지 않았다.
현재 아웃도어 업계는 ‘아웃도어 모델=톱스타’라는 인식이 생겨날 정도로 주요 브랜드의 광고모델은 유명스타들이 차지하고 있다.
과거 아웃도어 브랜드는 엄홍길 박영석 등 전문산악인들을 내세워 아웃도어 활동의 전문성과 기능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브랜드 인지도 상승을 위해 경쟁적으로 스타마케팅을 펼치면서 광고비에 많은 금액을 쏟아 붓고 있고, 심지어 한 배우가 계약 종료 후 다른 브랜드의 모델로 재기용되는 일도 빈번하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광고비는 대부분 TV광고, 모델료, 협찬에 사용된다.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효과가 큰 스타마케팅 전략을 펼쳐 스타의 이미지를 브랜드의 이미지로 가져가려는 것”이라며 “외국 브랜드를 들여오다 보니 연구개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웃도어에서 말하는 고기능성이나 전문성이 업체 간 뚜렷한 차별점이 되지는 않는다. 전문성보다는 마케팅 전략을 중심으로 성장한 것이 사실”이라며 “브랜드 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해 이미지메이킹만 고집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앞으로 연구개발 분야도 차츰 늘려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심규석 캠핑아웃도어진흥원 사무국장은 “아웃도어·캠핑문화가 활성화 되는 과정에서 기업들이 매출을 올리기 위한 경쟁에 치중해 소재개발을 위한 연구나 시장분석을 위한 투자가 부족한 점도 있다”며 “스타마케팅을 통한 감성적 이미지에 치우치기 보다는 브랜드만의 차별성을 갖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