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새로운 아웃도어學 정립이 우리의 역할”

[쿠키人터뷰] “새로운 아웃도어學 정립이 우리의 역할”

기사승인 2013-06-18 14:55:00


을지대학교 스포츠아웃도어학과 성명희ㆍ이혁진 교수

[쿠키 생활] “아웃도어학(學)이란 것은 우리나라에 존재하지 않았던 학문입니다. 문과ㆍ이과 두 분야의 교수들과 함께 새로운 학문을 정립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자 할 일이죠.”

올해 3월 을지대학교에 신설된 스포츠아웃도어학과 성명희ㆍ이혁진 교수는 우리나라 최초의 아웃도어학과를 만들었다는 자부심과 함께 학과에 대한 포부를 갖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는 아웃도어와 관련된 교육학과와 경영학과가 활성화됐지만 아직까지 동양에서는 생소한 학문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이외에 아웃도어 학과가 존재하는 나라는 중국이 유일하고 다른 나라는 전무하다시피 하다.

을지대 여가디자인학과의 광범위한 여가개념 중에서 아웃도어와 레크레이션적인 성격에 포맷을 집중, 보고 즐길 수 있는 스포츠를 접목해 탄생시킨 학과가 바로 스포츠아웃도어학과다.

학과명에 ‘스포츠’가 포함돼 있지만 이 교수는 기존 체육학과와의 차별성을 강조한다. 전문체육인을 양성하는 체육학과와는 달리 스포츠아웃도어학과는 일반인에게 초점을 맞춰 문ㆍ이과가 융합한 형태의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스포츠아웃도어학과는 체육학뿐만 아니라 사회학ㆍ한국문화ㆍ외국어 등 다양한 학문을 포괄적으로 다룬다. 야외 부상 시 필요한 응급처치를 다루는 생체해부학도 주요 과목 중 하나다. 다음 학기에는 운동과 밀접한 영양학도 새롭게 개설할 예정이다.

“어떤 산을 가더라도 문화재와 사찰은 꼭 있습니다. 설악산만 하더라도 백담사와 신흥사가 있죠. 그렇기 때문에 등산 분야에서도 국보문화재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를 돌아다니기 위해선 시군구ㆍ도서 같은 한국지형도 알아야 하죠. 이렇듯 꼭 체육만을 가르치진 않습니다. 아웃도어에는 체육에 있는 순위ㆍ경쟁의식ㆍ관객이 필요하지 않아요. 아웃도어는 실력이 없어도 상관없습니다. 즐기는 거니까요.”

성 교수는 현장과 이론의 조화야 말로 스포츠아웃도어학과가 목표로 하는 교육방향이라고 말한다. 단순한 실습도 강의실이나 운동장 같이 학교 내에서만 행해지는 기존의 수업과 달리 자연에서의 실제적인 학습을 추구한다. 학기 중에는 실내이론수업과 함께 설악산에서 3일 간 강의를 진행하고, 종강 후 양양에 위치한 ‘을지인력개발원’에서 한 달 가량 숙박하며 현장학습을 실시한다. 동절기에는 스키장에서 스키나 보드 같은 동계 스포츠 수업을 강의할 예정이다.

“외부로 나가야만 산을 접할 수 있는 서양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지하철에서 조금만 가면 산이 있어요. 외국인 교수들도 이런 면을 굉장히 신기해하죠. 우리나라에서 여가와 산이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인 이유가 여기에 있죠. 아웃도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지금 을지대가 대학교 중에서 유일하게 아웃도어학과를 개설하자 업계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앞으로 전문가들을 지속적으로 초빙해 전문성을 키워나갈 겁니다.”

실제 캠핑아웃도어진흥원에서 먼저 학과설명회를 요청할 정도로 업계의 관심은 뜨겁다. 전문가들도 아웃도어 분야는 잠재력이 충분한 미래시장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스포츠아웃도어학과는 대한등산연맹 산하 등산교육원을 비롯해 등산 전문 여행사, 트레킹업체, 아웃도어 매거진과의 업무협약(MOU)를 맺고 있다. 또한 학과와의 연계를 원하는 아웃도어 의류업체들과도 아웃도어 협회를 통해 MOU를 추진할 예정이다.

MOU를 맺은 산업체에서의 실습으로 업무를 배운 뒤 적성과 소질에 맞으면 자연스럽게 취업과도 연결시킨다는 계획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같이 산림관련 관공서에도 전공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성 교수와 이 교수의 설명이다. 전공 분야를 살려 아르바이트와 함께 현장경험을 쌓을 수 있는 분야도 무궁무진하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스포츠아웃도어학과는 학생들이 국립공원 등반이나 해외연수를 후 제출하는 보고서를 통해 학점을 평가하고, 스터디그룹 조직 후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면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학생들의 동기부여에도 적극적이다.

이 교수는 “넓은 범위의 여가개념으로 생각하면 최고의 여가는 독서와 낮잠”이라며 “이 중에서 아웃도어를 전공으로 하고자 한다면 우리나라의 환경과 국토를 관심을 가지고 아무리 못해도 자전거를 타거나 근처 산에서 등반이라도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스포츠아웃도어학과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웃도어 전문지식과 자연환경에서의 실습, 산업현장체험을 통해 관련 산업을 선도하는 전문인재 양성’이다. 이에 대해 성 교수는 피지컬(Physical)적인 면과 멘탈(Mental)적인 면을 함께 배운 학생들이 스포츠아웃도어산업을 발전시키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게 학과의 진정한 역할이라고 말한다.

“미국과 유럽에서의 아웃도어 개념은 ‘자연 속에서의 무동력(無動力)’입니다. 자연 속에서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도전하면서 리더십과 정신력을 키우는 거죠. 아웃도어 의류 광고만 보더라도 모두 무동력을 통한 인간의 자연 극복을 강조하고 있어요. 이런 기본적인 성격을 가지고 산업과 연계해 학생들의 취업과 창업 등 진출할 수 있는 분야를 넓혀주는 것이 우리 교수들의 역할입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민우 인턴기자 ronofsmw@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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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우 기자
ronofsmw@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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