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캠핑ㆍ아웃도어 잘 팔리는 이유, 심리학적으로 보니…

값비싼 캠핑ㆍ아웃도어 잘 팔리는 이유, 심리학적으로 보니…

기사승인 2013-06-19 13:25:01
[쿠키 생활] 직장인 A씨는 몇 달 전 구입한 캠핑용품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동료들이 요즘 유행하는 캠핑을 즐긴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고심 끝에 고가의 용품들을 샀지만, 동료들의 관심이 며칠 전 또 다른 동료 B씨가 그보다 더 비싼 가격으로 구입한 장비에게 쏠린 것이다.

A씨는 “동료들보다 더 좋은 용품을 사려고 큰 맘 먹고 많은 돈을 썼는데 다른 동료가 그보다 더 좋은 것을 사니 허탈할 따름”이라며 “그렇다고 지금 장비를 버리고 새로 살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몇 년 사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캠핑ㆍ아웃도어 분야가 일반인 사이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에 대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캠핑ㆍ아웃도어 시장은 지난해 각각 4000억 원대와 5조 8000억 원대를 돌파. 몇 년 전과 비교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사회현상에 대해 일각에서는 남들의 시선을 과도하게 의식한 나머지 제품 구매 기준이 실용적인 면보다 브랜드 인지도와 가격에 치우쳐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캠핑 관련 유명 블로거의 말에 따르면 캠핑 용품과 관련, 자신의 제품이 남들 것보다 무조건 유명하고 비싸야 한다는 의식이 암묵적으로 캠핑 동호회 내에도 존재한다고 한다. 특히 처음 캠핑을 접하는 이들의 경우 가격과 브랜드 인지도에 대한 과도한 경쟁에 부담을 느껴 동호회에 참석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워 할 정도로 치열하다고 한다.

아웃도어 의류 역시 이에 못지 않아 등산로에는 각종 아웃도어 브랜드로 인해 유명 패션장을 방불케 하고, ‘뒷동산에 등산 가는데 복장은 히말라야 수준’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이와 관련해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경제 수준이 발전하기 전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용도에 맞춰 각각의 의상을 준비할 여유가 없었고, 외부적 요인보다는 실용적인 부분에 집중했기 때문에 디자인에 많은 신경을 쓰지 않았다”며 “‘한국 사람이 가장 멋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외모지상주의가 팽배해진 현재, 캠핑과 아웃도어 역시 이런 영향을 받아 사람들에게 보이는 모습에 많은 신경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의식 속에는 우월감과 집단소속감ㆍ정체성이 내재돼 있어 50만 원 짜리 의류를 입게 되면 5만 원 짜리 의류를 입은 사람과는 다르다는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며 “이러한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 50만 원 짜리 의류를 입는 사람이 늘어나게 된다. 결국 기존에 이를 입던 사람들이 70만 원 짜리 의류를 입게 되고, 이를 또 따라하는 사람들이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또한 “이전부터 남들의 행동을 따라하며 유행을 발생시키는 ‘동조현상’은 명품과 자동차 등 이전에도 존재했다”면서 “이러한 동조현상이 캠핑아웃도어의 붐을 타고 경쟁적인 제품 구매에 다시 한 번 불을 붙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민우 인턴기자 ronofsmw@kukimedia.co.kr
신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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