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북한은 1일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방문에서 했던 대북 발언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중대도발”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남조선의 박근혜가 이번에 중국을 행각(방문)하여 우리의 존엄과 체제를 심히 모독하는 도발적 망발을 늘어놓았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중앙통신이 전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29일 칭화대(淸華大) 연설에서 “북한이 핵을 버리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는 변화의 길로 들어선다면 한국은 북한을 적극 도울 것”이라고 말한 대목을 문제 삼은 것이다.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방중에 대해 “외세의 힘을 빌어 우리를 무장해제시키고 반공화국 국제공조로 우리 체제를 변화시켜 보겠다는 것인데 그것이야말로 허망하기 그지없는 개꿈”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이어 “우리의 핵은 어떤 경우에도 흥정물이 될 수 없으며, 협상탁의 거래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며 “그가(박 대통령이) 대북정책으로 내건 신뢰프로세스라는 것이 이명박 패당의 비핵·개방·3000과 한치도 다를 바 없는 위험천만한 대결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또 국가정보원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를 거론하며 “남조선 당국과 앞으로 신뢰성 있는 대화를 과연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다만 “우리는 박근혜에 대해 지금 마지막 인내심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다”고 밝혀 대화 여지를 남겼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난한 것과 관련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자제를 요구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5월에 이어 오늘 또 북한이 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난했다”며 “기본적으로 국가 원수에 매우 적절치 못한 표현과 언사를 쓴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남북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언행을 자제하고 절제할 필요가 있다”면서 “자신들의 주장을 표현하는 방법에서 나름의 예우를 갖추고 품격 있는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