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열혈 대학원생? 이리 결석 많은데?… 옥택연 출석부 단독 입수해보니

[친절한 쿡기자] 열혈 대학원생? 이리 결석 많은데?… 옥택연 출석부 단독 입수해보니

기사승인 2013-07-19 17:10:01


[친절한 쿡기자] 기자는 하루에도 수백 통의 이메일을 받습니다. 연예부 기자의 경우 방송 프로그램, 영화, 음악 등 각종 홍보 보도자료를 많이 받죠. 수백 통의 이메일이 받은 편지함에 빽빽이 있으면 눈에 잘 띄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어제(18일) 날짜로 온 ‘후아유 옥택연, ‘연기앓이’!? 감독-선배-대본 놓질 않네~’라는 제목의 이메일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노출’, ‘섹시’ 같은 자극적인 단어가 없었음에도 눈에 띈 이유는 최근 기자의 지인에게 들은 ‘옥택연 대학원’ 이야기가 오버랩 됐기 때문입니다.

기자의 지인은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에 2013년 입학해 1학기를 마쳤습니다. 이 대학원에는 2PM의 옥택연도 적을 두고 있습니다. 지인은 입학식 오리엔테이션에서 옥택연을 보고 앞으로 함께 수업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착각이었죠. 옥택연은 오리엔테이션 이후 교실에 ‘출몰’하지 않았습니다. 국제법 과목의 출석표를 보면 옥택연 칸은 작대기만 그어져 있습니다. 학생의 본분인 출석 자체를 안 한 겁니다. 다른 학생들의 칸이 빼곡히 동그라미 쳐있는 것과는 대비됩니다. 중간고사 이후에는 교수님도 옥택연 호명을 포기한 것 같네요. 어떤 표시도 없는 걸 보면 말이죠. 국제법 과목뿐만 아니라 옥택연과 5개 과목을 함께 들었다는 한 학생은 딱 1번 옥택연을 봤다고 전했습니다. 각종 레포트 제출과 중간고사, 기말고사도 안 봤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나 포털사이트에서 ‘옥택연 대학원’으로 검색해보니 성실하게 잘 다니고 있다는 식의 기사들만 쭉 나옵니다. 어떤 기사는 옥택연을 ‘열혈 학생’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기사들이 무슨 근거로 나왔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최소한 쿡기자가 알아본 바로는 옥택연은 수업 안 나오는 연예인 대학원생이었습니다.



이런 그가 지난 5월 KBS 2TV ‘1대 100’에 출연해 한석준 아나운서로부터 ‘모범생’이라는 수식어로 소개됐습니다. 옥택연은 “국제 분야는 항상 관심 있던 분야여서 이번에 진학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열심히 하고 싶다”면서 “(국제대학원 진학 이유는) 2PM으로서 가지고 있는 영향력을 어떻게 하면 사회에 환원하고 국제적으로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진학했다. 평화대사가 될 수도 있는 거고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원대한 목표를 가진 ‘모범생’이 한 학기 동안 단 1번 출석했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알게 모르게 몇 번 더 출석했을지도 모르지만요.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 관계자는 “학칙상 1/6 이상 출석을 안 하면 무조건 F 처리를 받는다. 다만 교수님의 재량인 부분도 있다”면서 “옥택연은 등록은 했지만 수업을 안 들어가서 학점이 안 나갔을 것이다. 수업을 하나도 안 듣고 학점 받기를 기대하면 힘들다”고 덧붙였습니다. 궁금합니다. 옥택연은 원칙대로 모든 과목 F를 받았을지, 아니면 교수님의 재량으로 B라도 받았을지요.

학교는 홍보 효과를 얻고 연예인은 좋은 이미지를 쌓으려는 계산속에서 연예인들의 대학(원)입학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친절한 쿡기자는 이들을 ‘연예 병사’를 이을 ‘연예 대학생’으로 부르려고 합니다. 국방홍보원-연예병사, 대학교-연예 대학생 둘 다 같은 커넥션 구조입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가장 큰 공정성이 요구되는 병역과 대학입시에서 연예인은 지금까지 큰 혜택을 누려왔습니다. ‘특기병, 특기생’이라는 명목으로 말이죠.



어쨌든 연예 병사 문제는 일단락됐습니다. 이제는 연예 대학생 문제도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논의돼야 한다고 봅니다. 학업에 열중하려면 학업을, 작품 활동에 열중하려면 작품에만 임해주시길 부탁합니다. 연예 활동으로 학업에 집중하지 못할 것 같아 대학 졸업장을 포기한 가수 아이유와 수지를 본받길 바랍니다. 졸업장과 인기 둘 다 가지려다 모두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모든 연예인에게 당부 드립니다. 아참, 택연 씨 8월 26일이 수강신청이랍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오대성 인턴기자 worldswithi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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