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유령이 나와서 관저에 들어가기 싫어요”

아베 총리 “유령이 나와서 관저에 들어가기 싫어요”

기사승인 2013-07-31 09:57:01

[쿠키 지구촌] 취임한 지 7개월이 지나도록 관저에 입주하지 않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또다시 ‘총리관저 귀신 출몰설’을 꺼냈다.

아베 총리는 지난 30일 자민당 간부들과의 만찬에서 “유령이 나와서 관저에 들어가기 싫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농담으로 던진 말이지만, 일본 정가 일각에선 진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한 TV 프로그램에 나와 ‘귀신 때문에 관저 입주를 꺼린다’는 풍문을 부인하면서도 “모리 요시로 전 총리가 귀신의 일부를 봤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관저에 입주하지 않는 이유를 분명하게 대지 않은 채 ‘괴상한 담화’만 내놓자 귀신 출몰설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더욱 커졌다.

아베 총리는 시부야 구의 자택에서 집무실로 출퇴근하고 있다. 관저는 집무실 옆에 붙어 있지만, 사저는 집무실에서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있다.

일본 총리관저는 과거에 고위관료 여럿이 정변으로 살해당하면서 괴담의 진원지가 됐다. 1932년 이누카이 쓰요시 총리가 청년 장교들의 반란으로 이곳에서 암살된 데 이어 36년에도 청년 장교들의 쿠데타로 오카다 게이스케 당시 총리의 매제이자 비서였던 마쓰오 덴조가 살해됐다. 이후 “한밤중에 군화 소리가 들린다”, “정원에 군인들이 많이 모여 있다”는 식의 괴담이 끊이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지난 5월 일본 더비(경마대회) 참석 문제를 놓고도 징크스(불길한 일, 악운)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당초 더비를 직접 관전하기로 했다가 미얀마 방문을 이유로 불참하자 ‘더비를 관전한 총리는 직후에 사임한다’는 징크스 때문에 일부러 피한 것 아니냐는 말을 들었다. 이 징크스는 2007년 아베 1기 내각 때 본인이 몸소 체험했으며, 2009년엔 아소 다로 당시 총리가 경험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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