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내 감염 노출돼도 위험수당 없어"
[ 쿠키 건강] 보라매병원 청소노동자들은 아침 6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 10시간을 병원에서 보낸다. 병원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과 외래 환자들의 진료가 시작되기 전에 깨끗이 청소해 놓으려고 실제 근무시간보다 1시간 일찍 출근한다고 한다. 환자이송 노동자들 역시 환자 이송 업무뿐 아니라 침대 위로 환자를 올려 직접 옮기는 일까지 하고 있다. 이들은 “내손으로 직원들과 환자들을 위한 쾌적한 환경을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며 “그러나 병원내 감염에 전염될 위기가 있어도 위험수당도 없고 남들 다 쉬는 공휴일에도 쉬지 못하는 등 열악한 조건에서 일한다”고 했다.
보라매병원 청소노동자들과 환자이송 노동자들이 병원내 감염 노출 등 열악한 노동조건을 들어 병원 측에 근로 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의 요구는 지난 6월 27일부터 매주 본관 현관 앞에서 피켓팅을 하며 임금인상, 공휴일 유급휴일화, 정년연장 등이다.
현재 보라매병원은 청소 및 환자이송 노동자들을 하청 용역업체인 두잉씨앤에스를 통해 고용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진짜 사장인 보라매병원과 서울시가 경영 효율화를 이유로 낮은 단가로 용역계약을 맺어 청소 노동자 등이 저임금의 굴레에 시달리도록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서울지부에 따르면 보라매병원의 하청업체인 두잉씨앤에스는 보라매병원과 도급 계약을 하면서 1인당 226만4000원(부가세 포함)에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정작 청소노동자들이 손에 쥐는 월급은 120만원, 환자이송 노동자는 130여만원에 불과해 논란이 되고 있다. 노조 측은 “회사인 두잉은 올해 1인당 도급비 인상분만 해도 12만원이 넘는데 두 달이 넘도록 우리 측이 수용할 수 있는 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남들 다 쉬는 공휴일에도 쉬지 못하고 수당 없이 일한다”며 “서울시 산하 청소노동자들이 월 126만원의 기본급과 기타수당 등 총 153만원을 받는 것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난다”고 주장했다.
특히 보라매병원에서 일하는 이들 노동자들은 병원균에 감염될 위험이 있어도 위험에 대한 수당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노조 관계자는 “병원직원들은 물론 병원내 은행직원들도 위험수당을 받고 있는데 수시로 바늘에 찔리고 감염에 노출돼 있는 보라매병원 청소 및 환자이송 노동자들은 위험수당이 없다”며 “정당한 노동력의 댓가를 위한 임금인상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들은 “각종 병원내 균에 감염 우려가 있는 근무복도 집에 가져가서 빨아야 한다”며 “진짜 고용주인 보라매병원이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라매병원 측은 청소노동자들의 시위와 관련해 자신들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보라매병원 관계자는 “우리는 용역업체인 두잉씨앤에스를 통해 고용을 한 것이므로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위험수당에 대해서도 더 이상 밝힐 것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