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희의 스몰토크] 올드보이 호위무사 김기춘 서청원 홍사덕, '권력노인'3인방 시대

[전정희의 스몰토크] 올드보이 호위무사 김기춘 서청원 홍사덕, '권력노인'3인방 시대

기사승인 2013-10-02 10:26:01

[전정희의 스몰토크]



이 장수 시대에 ‘노인’은 누구를 말하는 걸까? 기초연금 20만원 지급과 관련해 ‘노인’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됐다.

이 와중에 ‘권력 노인’ 3인방이 화제다. 대통령 비서실장 김기춘(73), 화성 甲 보궐선거 공천 후보 서청원(70),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내정자 홍사덕(70)이다. 우리식 나이로 일흔 넷, 일흔 하나이다.

친박근혜계(친박) 원로 홍사덕 전 의원의 복귀가 1일 알려지면서 정치권과 언론은 ‘올드보이 호위무사의 삼각편대가 완성됐다’(국민일보 1일자 4면)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 이경재(72) 방송통신위원장, 한광옥(71) 국민대통합위원장(71), 김동호(76) 문화융성위원장, 이원종(72) 지역발전위원장이 더해지면 호위에 빈틈이 없을 것 같다.

‘노인’은 사회적 약자라는 사회적 용어

노인복지법이 규정하는 노인은 만 65세다. 그렇다고 이 노인이라는 말을 법에 따라 65세 이상 된 사람 아무에게나 적용하면 호래자식되기 쉽다. ‘노인’이란 말은 법률 용어에 가깝다고 봐야할 것이다.

언제부턴가 노인은 사회적 약자 인상을 주는 용어가 되고 말았다. 이를 순화시킨 용어가 ‘어르신’이다. 정서적 개념의 노인은 ‘돈’과 ‘권력’의 약자를 말하는 것이지 65세가 넘었다고 해서 모두 노인이 아니다. ‘노인’은 사회적 용어다.

‘올드보이 호위무사’ 3인방을 두고 우리는 ‘노인’이라는 표현을 쓸 수 없다. 그들은 ‘권력’을 가졌다. 돈은 모르겠다. 권력은 권위를 만들기 때문에 그들에게 권력이 없어진다고 해도 그들은 결코 ‘노인’으로 전락되진 않는다.

올드보이 ‘권력 노인’, 그들의 판단력을 기대한다

‘권력 노인’들은 고령화 사회에 들어선 우리에게 ‘희망’이자 ‘멘토’로서의 귀감 일 수 있다. ‘대통령 비서실장 김기춘’ 이름 석자가 나왔을 때 국민은 “아, 그 김기춘”이라고 반응했다. 상징적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예 리 교수팀이 ‘노인의 힘’을 연구했다. 연구팀이 청년층(18~29세)과 노년층(60~82세) 163명을 대상으로 지능지수(IQ)테스트와 비슷한 산술 능력을 시험한 결과 당연히 청년층이 노년층보다 6% 정도 높은 점수를 얻었다. 한데 위험 요소를 고려한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돈을 굴리는 금융 위험 회피 능력 측정을 했을 때는 노년층이 청년층보다 약 10% 앞섰다.

결론적으로 노인이 되면 뇌 회전은 느리지만 판단력은 좋아진다는 얘기다.

이를 기준 삼을 때 국정 운영의 중심에 있는 ‘권력 노인’들의 판단력은 뛰어나리라 본다. 다양한 세상 경험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지혜를 갖췄으리라고 본다. 덩사오핑이 “예순이 넘으면 의사 결정보다는 대화에나 적절하다”는 말은 지금으로선 폐기해야 마땅하다.


‘권력노인’, 20만원 한 끼 밥값의 힘

다만 그 판단력이다. 국정은 금융 논리가 아니어서 ‘돈을 잃지 않거나 따는’ 판단력이 아니다. 특정 계층과 특정 집단만을 위한 판단력이 아니다. 고급승용차를 고르는 판단력이 아니다.

대중교통요금과 마을버스비가 얼마인지를 아는 지혜다. 그리고 그 요금이 얼마여야 노인과 서민에게 적정한 액수인지 가늠하는 판단력이어야 한다. 국민 전체를 위한 판단력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나이가 들면 지혜와 판단력을 맹신해 고집이 세진다고 한다.

‘권력 노인’은 ‘노인’으로 살아본 경험이 없어서 기초연금 20만원의 위력을 모를 수 있다. 설령 안다고 해도 배워서 아는 것과, 경험해서 아는 것은 천지 차이다. 그 20만원은 누구에게 생계지만 그들에겐 한 끼 밥값도 안 되는 돈일 수 있다.

1일 ‘노인의 날’. 부산 도심 주택가 한 단칸방에서 김모(67) 노인이 추위에 아홉 겹의 옷을 껴입은 채 죽었다. 시신은 5년 만에 발견됐다.

바로 이런 분들과 서민을 살피는 것이 ‘권력 노인’의 지혜이고 판단력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
전정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