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의 모태’ 가나안농군학교의 현실 “보상비 턱없어… 신축 중인 학교 공사비 모자라 막막”

‘새마을운동의 모태’ 가나안농군학교의 현실 “보상비 턱없어… 신축 중인 학교 공사비 모자라 막막”

기사승인 2013-10-24 18:46:01

김평일 교장, 하남서 양평으로 학교 이전 어려움 토로

“턱없이 부족한 예산으로 학교를 신축하려다 보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올해 말까지 골조공사를 마무리해야 하는데 큰 걱정입니다.”



제1가나안농군학교 김평일(71·사진) 교장은 현재 경기도 양평에 신축 중인 학교 건립에 차질이 빚어질까 밤잠을 설치고 있다.



선친이 1962년 광주군 동부면(현 하남시 풍산동)에 세운 가나안농군학교가 정부 보금자리주택사업 시범지구인 하남 미사지구에 포함돼 50년 된 정든 터를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가나안농군학교는 일가(一家) 김용기(1912∼88) 선생이 설립했다. 김 교장은 김 선생의 셋째 아들이다.



이 학교는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말라’는 모토로 근검·절약·개척정신을 가르치는 지역공동체 운동을 전개해 70년대 새마을운동의 모태가 됐던 곳이다.



지금까지 1849회에 걸쳐 농민·상인·교육장·정치인·군인·연예인 등 70만4000여명이 이곳에서 교육받았다.



철거 반대에도 불구하고 학교 이전은 2009년에 확정됐다. 김 교장은 어쩔 수 없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보상을 받고 양평군 지평면 옥현리 임야(6만6000㎡)를 산 뒤 학교 신축공사를 하고 있다. 임야 구입비로 40억원을 썼고 건축비로도 그만큼의 돈이 들어가야 하지만 돈을 구할 길은 막막하다.



한 푼이 아쉬워 토목공사를 직접 시공해 예산을 절반가량 아꼈다. 하지만 건축비가 턱없이 모자라 기숙사만 콘크리트조로 공사를 하고 식당, 강당 등은 조립식으로 짓고 있다.



문제는 비탈진 곳이어서 많은 공사비가 들어가는 학교단지 내 진입로(600m)다. LH에 진입로 포장을 요구했지만 “단지 내 도로는 명분이 없어 해줄 수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김 교장은 “그린벨트다, 임야다 해서 LH가 정상가의 10분의 1 가격밖에 보상을 안 해줬다”면서 “돈을 빌려서라도 학교를 운영해야 하는데 막막하다”고 말했다.



가나안농군학교는 내년 4∼5월쯤 양평 학교의 문을 열 계획이지만 아직 뾰족한 수가 없다. 많은 국내외 교육생들이 비포장된 길을 다니며 불편을 감수해야 할 형편이다.



경기도는 김 교장의 딱한 사정을 듣고 단지 내 진입로 개설비를 산정하고 나서 LH, 양평군과 함께 도와줄 방법을 찾기 위한 협의를 할 예정이다.



하남=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
속보유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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