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MBC ‘무한도전’이 영국 방송에서 냉혹한 평가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네티즌들은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은 채 한국을 대표하는 예능 프로를 저질 코미디로 폄하했다’며 분노하고 있다.
7일 인터넷 유명 커뮤니티에서는 ‘뒤통수 맞은 무한도전’이라는 제목의 글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글에는 지난 3월 무한도전 촬영 현장을 직접 방문해 촬영해 간 영국의 다큐멘터리 ‘더 그레이티스트 쇼 온 어스(The Greatest Shows On Earth·이하 그레이티스트 쇼)’를 편집한 유튜브 동영상이 첨부돼 있었다.
영국의 지상파 채널4에서 제작하는 다큐멘터리 그레이티스트 쇼는 지난 3월21일 무한도전의 ‘명수는 12살’ 편을 촬영한 뒤 지난 7월8일 무한도전 촬영분을 현지에서 방영했다. 그레이티스트 쇼는 전 세계 4개국을 선정해 각국의 대표 프로그램을 선정하고 그 나라의 사회와 문화를 결합해 분석했다.
그레이티스트 쇼의 여성 진행자 데이지 도노반은 촬영 당시 영어교사로 무한도전에 출연하기도 했다.
데이지는 그레이티스트 쇼 방송에서 “솔직히 이 나라에서는 웃기는 게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거나 “문화적 차이 때문에 도대체 무한도전이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은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직설적으로 평가했다. 방송은 또 무한도전 제작진이 촬영 장비를 운반하는 도중 욕설하는 장면을 여과 없이 내보내기도 했다.
데이지는 무한도전 촬영장에서 우스꽝스러운 모자를 쓰고 등장해 멤버들의 한국식 영어 발음 등에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데이지는 그러나 “무한도전의 웃음 코드를 전혀 알 수 없다”며 “아마 언어적 문제로 이해할 수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영상은 박근혜 대통령이 영국을 국빈방문하면서 인터넷에서 다시 회자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네티즌들은 불쾌해하고 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의 웃음 코드를 이해할 수 없다며 대표 예능 프로를 폄하했다는 것이다.
인터넷에는 “한국의 문화를 비난하고 무시하는 것 같다”거나 “영국이 우월하고 한국은 저열하다는 의식을 깔고 있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나도 영국 코미디는 재미없다”는 식의 비판글이 쇄도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