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부경찰서는 음식점에서 도박을 한 혐의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노조원 김모(46)씨 등 근로자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김씨 등은 22일 울산 진장동의 한 음식점에서 회식 뒤 100만원을 걸고 속칭 ‘섯다’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이들을 검거했다.
현대차 노조 도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에는 근로자 2명이 포함된 도박단 10여명이 거액의 도박을 벌이다가 잡혔다. 지난해에는 현대차 근로자 19명이 식당에서 도박하다가 경찰에 적발돼 2명이 회사로부터 정직처분을, 나머지 17명이 감봉처분을 받기도 했다.
2009년부터 2011년 사이에도 원룸 등에서 4건의 도박사건에 모두 40명이 연루돼 해고(14명), 정직(17명), 감봉(9명) 등의 처분을 받기도 했다. 현대차 노조는 도박사건 때마다 자정을 약속했으나 도박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현대차 근로자들이 도박병에 빠진 이유는 여가시간이 많아진데다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 근로자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9400만원으로 내년에는 1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근무시간도 올해 3월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하면서 월 평균 근무시간이 47.4시간 정도 줄었다.
지난 3월 8시간씩 근무하는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되면서 오전조의 경우 오전 7시에 출근해 오후 3시40분 퇴근한다. 심지어 조기 퇴근도 많다. 상당수 근로자들이 미리 옷을 갈아입고 정문 앞에서 기다리다 오후 3시40분 문이 열리자마자 나오는 모습도 목격된다.
이번에 적발된 도박 시간도 오후 6시30분이었다. 심지어 밤새워 도박을 하는 경우도 많아 근무 시간에 집중도가 떨어지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울산=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