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순이익 2년새 반토막… 내년에도 리스크 해소 어려워

은행 순이익 2년새 반토막… 내년에도 리스크 해소 어려워

기사승인 2013-12-29 17:26:00
[쿠키 경제] 올해 은행권 순이익이 2년 전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경기 회복에 따라 수익성이 다소 개선되겠으나 은행권의 잠재 리스크를 해소할 만한 수준에는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을 주력 계열사로 둔 6개 금융지주사(KB·우리·신한·하나·BS·DGB)의 올해 연간 순이익 합산액은 5조930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8조3500억원)보다 2조4200억원(29%) 줄어든 액수이며 2011년(10조400억원)의 반 토막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순익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60% 이상 감소했다가 3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여 그나마 ‘전년 대비 반 토막’ 참사는 면했다.

올해 은행권은 기업들의 유동성 위기로 부실채권이 증가해 대손충당금이 크게 늘어난 데다 저금리 기조로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해 수익성이 나빠졌다. 지난 3분기 순이자마진이 2009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1.81%로 떨어져 은행권의 이자 이익이 8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000억원 감소했다.

그러나 은행들은 이런 상황 속에서 구조개선을 추진하기는 커녕 인력과 인건비 지출을 늘렸다. 지난 9월 말 현재 은행권 임직원 수는 10만2298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3761명(3.8%) 증가했다.

또 7개 시중은행(국민·우리·신한·하나·농협·기업·외환)의 올해 판매관리비는 지난해 대비 1.4%, 2년 전보다 18.7% 늘어난 15조9800억원으로 추정된다. 판매관리비는 인건비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판공비와 업무추진비, 제세공과금 등이 포함된다.

적자점포 정리도 지지부진하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구조조정 차원에서 적자점포 정리를 독려했지만, 지난해 말 7698개였던 국내 점포 수는 올해 들어 7669개로 29개 줄어드는 데 그쳤다.

내년 전망도 그다지 밝지는 않다. 한국금융연구원 이수진 연구위원은 ‘2014년 은행산업 전망 및 위험요인’ 보고서에서 “내년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연중 기준금리 인상과 순이자마진의 소폭 상승, 대손비용의 유지를 전제로 7조원 수준의 제한적 회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연구위원은 “이 같은 수익성 회복은 부실 여신에 따른 신용위험과 일련의 금융사고로 대표되는 운영위험을 해소하기에는 미흡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권 관계자도 “경기가 회복돼도 은행 업황은 후행(後行)적인 성격이 강해서 내년도 올해처럼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자마진과 수수료 인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여서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이 연구위원은 “은행들은 신용위험에 대비하는 노력뿐 아니라 취약한 내부통제 기능으로 인해 발생하는 금융사고와 불완전판매 등 운영위험을 줄이기 위해 윤리경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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