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4차 투자활성화 대책’에 세브란스병원 안연케어 명시 논란
[쿠키 건강]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이 의료민영화 정책에 대해 사실관계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이하 보건의료단체연합)은 7일 논평을 내고 “문 장관이 일부 대학병원 등의 불법적인 관행을 사례로 의료법인들도 자회사 설립을 하도록 허용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것은 문제가 있다. 이는 정부의 ‘비정상의 합법화’ 추진 정책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으며 자신의 불찰에 대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세브란스병원의 의료법인 자법인 설립 문제에 대한 질의였다. 문 장관은 세브란스병원의 자법인 설립 문제에 대한 질의에 대해 “세브란스 병원도 장례식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를 영리병원이라고 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이미 병원들이 하고 있는 장례식장, 매점 등에 대해 영리병원라 말하는 것이 아니다”며 “국민들이 우려하는 바는 ‘환자 치료’와 직결된 분야에 대한 의료기기, 의료용품, 의약품 및 건강식품 등에 대한 자회사 설립과 운영에 대한 것이다. 문 장관의 발언은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병원 영리행위에 대한 주장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답변”이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비영리법인인 병원들이 환자 치료와 관련된 사업을 자회사로 하게 되면 치료 과정에서 왜곡이 발생할 것이고 이로 인해 지금도 높은 국민 의료비가 폭등할 것이라는 우려다. 이러한 병원의 비영리법인 규제를 완화하는 조치는 바로 의료민영화라고 지적하고 이를 반대하는 것이다.
실제 보건복지부가 추진하겠다는 ‘4차 투자활성화 대책’에는 ‘세브란스 병원의 ㈜안연케어는 의약품·의료용품 공급’이라고 명시돼 있다. 학교법인은 이미 이렇게 하고 있기에 의료법인도 모두 이렇게 의약품이나 의료용품업을 병원이 직접 자회사로 갖게 해 수익 추구를 하게 해줘야 한다고 예를 들고 있다.
그러나 안연케어(구 제중상사)의 경우 병원이 별도의 회사를 설립해 부당 이득을 챙겨온 기업이라는 게 이들 단체의 지적이다. 실제 지난 2008년 감사원은 ‘국민건강보험 약제비 관리 실태’ 보고서를 통해 병원이 병원장이나 이사장 친인척 등 명의로 의약품 도매상을 만들어 의약품을 독점적으로 비싼 가격에 공급해 불공정 거래를 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의약품 도매업체를 통해 축적한 순이익은 도매업체 소유주인 친인척들을 통해 병원에 우회 배당됐으며 이러한 관행은 ‘직영 도매상을 이용한 신종 리베이트’라고 기사화된 바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자신의 부처의 일을 문형표 장관이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불공정사례로 지적당한 안연케어가 감사원에게 불공정 사례로 지적당한 것에 대해 문 장관은 “안연케어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했다” 라고 답변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한국 의료는 환자 호주머니를 터는 과잉진료가 난무하고 있다”며 “지금 한국 보건의료에 필요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 말처럼 ‘규제완화’가 아니라 정부의 제대로 된 감시와 공공적 규제 그 자체다. 의료민영화가 아니라 공공의료를 강화하는 길만이 한국의 건강보험을 제대로 지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길임을 문 장관이 명심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