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우 코트라 무역관장 피랍…금품 노린 소행 가능성

한석우 코트라 무역관장 피랍…금품 노린 소행 가능성

기사승인 2014-01-20 20:34:00

[쿠키 정치]리비아에서 근무하는 한석우(39) 코트라 트리폴리 무역관장이 19일 오후 5시30분(한국시간 20일 0시30분)쯤 퇴근길에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됐다. 리비아에서 한국인 피랍사건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한 관장은 관용 차량을 타고 퇴근하던 중 트리폴리 시내에서 개인화기 등으로 무장한 괴한 4명에 의해 납치됐다. 무장괴한들은 자신들 차량으로 한 관장이 탄 승용차를 추월해 앞을 가로막고 세운 뒤 소총 등으로 위협해 한 관장을 자신들 차량에 태운 것으로 전해졌다. 괴한들은 한 관장 차를 몰던 이라크인 운전기사는 남겨놓고 도주했고, 이 운전기사는 사건 10여분 뒤 리비아주재 한국대사관에 신고했다. 한 관장 소재는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신변 안전에는 별다른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장을 납치한 괴한들의 정체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이 퇴근길에 한 관장만을 겨냥해 납치한 것으로 볼 때 석방대가로 금품을 요구하는 현지 무장세력의 외국인 대상 범행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치·종교적 목적을 가진 이슬람 과격세력 또는 알 카에다 등 테러단체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 당국자는 “납치 배경은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모든 채널을 동원해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조 요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가능한 한 최대한 신속히 안전하게 석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오전 관계부처와 코트라가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하는 한편 이정관 외교부 재외동포영사대사를 단장으로 하는 관계부처 합동 대책반을 설치했다. 또 리비아 정부의 관련 부처, 미국 등에도 조속한 석방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 리비아 전역에 여행금지를 권고하는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했다.

한 관장은 한국외대 아랍어과를 졸업한 중동 전문가로, 2012년 7월 트리폴리 무역관장으로 단신 부임해 현지 직원 6명과 근무해왔다. 2005년 코트라에 입사했으며 트리폴리 부임 직전 이란 테헤란 무역관에서 일했다. 한 관장의 가족은 몰타에서 지내고 있다.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권기석 기자 hsnam@kmib.co.kr
남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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