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병원마다 독감 환자 넘쳐 북새통…진료대기 3시간 넘게 걸려

당직병원마다 독감 환자 넘쳐 북새통…진료대기 3시간 넘게 걸려

기사승인 2014-02-03 03:08:01

4일간의 설 연휴가 ‘독감’ 연휴로 변했다. 당직병원마다 감기 환자들이 가득했고 종합병원 응급실도 진료 대기시간이 3시간을 넘어서는 등 환자들이 장사진을 쳤다. 중국발 미세먼지(PM10) 농도가 연휴 직전인 지난달 30일 전국에서 ‘약간 나쁨’을 기록하는 등 악화된 데다 신종 플루가 지난해 말 이후 다시 창궐했기 때문이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 오전 10시쯤 서울 새문안로 강북삼성병원 응급실. 감기 환자들이 몰려들면서 진료 대기시간이 4시간30분까지 늘었다. 환자와 가족들은 접수창구에서 “4시간 이상 기다려야 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화들짝 놀라며 발만 동동 굴렀다. 딸(12)이 고열에 시달려 병원에 온 이모(42·여)씨는 “동네병원에서 항생제 처방을 받아 딸에게 약을 먹였는데도 열이 사흘째 안 떨어진다”며 “설사 증세 등으로 볼 때 신종 플루 같은데 검사받는 데만 4시간 이상 걸린다니 걱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독감이 고열과 근육통, 설사 등 복합적인 증상을 보인 탓에 이날 응급실에서는 내원 환자들이 대부분 신종 플루 검사를 받느라 장시간 대기하며 진땀을 뺐다. 검사 후 ‘양성’ 환자에게는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가, ‘음성’ 환자에게는 항생제 등이 처방됐다.

응급실 특성상 자리를 비울 경우 접수취소 처리되는 탓에 약 20m의 응급실 앞 대기복도는 환자와 보호자 등 40여명이 빼곡히 들어차 불편이 가중됐다. 강북삼성병원 관계자는 “연휴 기간 신종 플루 환자가 크게 늘었고 독감 환자도 예년보다 훨씬 많이 병원을 찾았다”며 “간단한 신종 플루 검사를 받는 데 3시간가량 소요됐다”고 말했다.

문을 연 병원이 많지 않아 환자들이 집중적으로 몰린 동네병원들도 홍역을 치렀다. 설 당일인 지난달 31일 오전 9시 서울 중랑구의 한 동네 당직병원에는 문을 열자마자 20여명의 환자가 한꺼번에 들어섰다. 병원 관계자는 “독감 환자가 너무 많이 늘어 일손이 부족하다”며 “고열 외에 근육통이나 신경통, 설사 등의 복합적인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아 진료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의 P내과에는 1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무려 80명의 감기 환자가 병원을 찾았고 같은 날 서울 도봉구의 D병원에도 90여명의 환자가 찾아 고열과 근육통 등을 호소했다. 그러나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계절독감이 옛날과 같이 많은 사람을 공포 속으로 몰아넣을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예방 백신을 맞은 국민이 1500만여명에 이르고, 지금은 제도권에서 충분히 감시와 제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독감 유사 증상이 보이면 바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아울러 손을 수시로 씻고 기침이 나올 때는 손수건이나 화장지 등으로 입을 가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변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박요진 기자 true@kmib.co.kr
속보유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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