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희의 스몰토크] '세치 참화' 윤진숙 장관, 마초남 공격 피하려면

[전정희의 스몰토크] '세치 참화' 윤진숙 장관, 마초남 공격 피하려면

기사승인 2014-02-04 15:31:00

[친절한 쿡기자 - 전정희의 스몰토크]

1. ‘모든 걸 희화화 시키는 특이한 인물’

한 네티즌이 윤진숙 해양수산부장관을 두고 한 얘기입니다. 윤 장관이 3일 ‘JTBC 뉴스 9’에 출연하여 여수 기름유출 현장에 가서 “코를 막은 건 독감 때문이었다”고 해명한 걸 빗대 이렇게 말한 거죠.

2. 윤 장관에 쏟아지는 비난, 개인적으로 안타깝습니다.

평생 연구에 매진하여 살아온 학자 분이 맷집도 키우지 못하고 어느 날 장관에 발탁되어 풍파를 겪고 있습니다.

장관 임명을 위한 국회청문회 때 매끄러운 답변과 태도를 갖추지 못해 어찌나 혼쭐이 났던지 청문회가 끝난 후 이미지컨설팅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헤어스타일과 의상에 변화를 꾀하고 심기일전하셨죠.

윤 장관은 국회 대정부 질문 답변에서 “…그게 2000년 몇 년인지 모르겠네…” 식의 얼버무리는 화법으로 화를 자초했었습니다. 언론학자 등 전문가들은 윤 장관이 메시지 전달 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3. 프랑스에서 통용되는 개념 중 ‘벨르 레이드’라는 말이 있답니다. 준수하거나 아름다운 남녀가 아닐지라도, 훌륭한 자기표현력과 세련된 스타일을 갖추었다면 미색남녀와 비슷한 수준의 매력을 발산할 수 있다는 관용구입니다. 단지 얼굴만 빼어난 사람이 살아가는데 전적으로 유리하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4. 윤 장관에게 부족한 것은 ‘훌륭한 자기표현력과 세련된 스타일’ 같습니다. 그것은 신데렐라의 외출처럼 하룻밤 안에 갖춰지진 않겠죠.

그러나 한 박자만 늦추어 반응하면 ‘세치 참화’는 면할 겁니다. 여수 기름 유출 현장에서 기름 냄새 때문에 입을 틀어막았다는 구설이 사실이 아니라면 굳이 준비해 답변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전 각본 없이 한 박자 늦춰 진심으로 ‘리액션’한다면 그 진심은 전해집니다. 작심하고 해명하려다 보면 조급함에 스탭이 꼬여 또다른 구설을 낳는다는 거죠.

“왜 자꾸 언행이 구설수에 오르느냐”는 질문에 “…인기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변하셨다죠? 발이 뒤엉켜 넘어지는 상황을 자초하셨습니다.

5. 박근혜 정부에 여성 관료 참으로 귀합니다. 한국 역사에서 여성이 최고 리더가 됐다는 것은 혁명과 같은 일인데, 생각보다 여성 고위직 관료가 많지 않은 점은 아쉽습니다.

한데 귀한 윤 장관과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 각기 ‘구설’과 ‘무색’이라면 ‘마초남(힘만 앞세우는 단순 무식한 성격을 뜻함)’들의 공격은 더욱 격해지겠죠.

6. 가부장적 문화 속에서 여성 국무위원 두 분이 선전해야 마초이즘 극복이 가능합니다. 인터넷상에 떠도는 댓글 마초이즘이 끔찍해서 하는 얘기입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
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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