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선수의 경우 하지 근육이 워낙 발달해 혈관을 압박하게 되고, 이 때문에 다리 부위의 표재정맥 압력이 높아져 하지정맥류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의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하지만 다리 근육이 잘 발달하게 되는 운동선수가 아니더라도 하루종일 오래 서있는 직업을 가졌거나 꽉 끼는 스키니한 옷이나 부츠 등을 장시간 착용할 경우에도 하지정맥류가 찾아올 수 있어 하지정맥류는 남의 얘기만은 아닌 것이다.
◇종아리에 혈관이 울퉁불퉁, 하지정맥류= 하지정맥류가 생기는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체질적, 유전적인 영향으로 정맥벽 또는 정맥판막의 구조가 약해져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어릴 때는 발생하지 않으며 잠재해 있던 발병인자가 사춘기 이후 하지정맥류를 악화시키는 환경을 만날 때 나타난다. 직업상 오래 서있거나, 더운 곳에서 장시간 일하는 경우, 여성은 임신이나 갱년기 등에 의한 호르몬의 변화가 올 때 하지정맥류가 발생하게 된다. 이외에도 체중과다, 운동부족, 피임약 및 호르몬제의 복용 등은 하지정맥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장시간 자리에 앉아 있는 자세는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가장 대표적인 습관이다. 특히 컴퓨터 앞에서 3∼4시간 이상 앉아서 꼼짝 않고 있는 습관은 하지정맥류 증상을 악화시킨다. 혈관이 사타구니에서 한번, 그리고 무릎에서 또 한번 접히기 때문이다. 혈관이 접히면 혈액이 순환이 힘들어져 다리쪽에 혈액이 고이게 된다. 자연히 다리 혈관에는 부하가 걸리면서 혈관이 망가지게 된다.
또한 꽉 끼는 부츠와 하이힐을 장시간 착용하게 되면 일단 굽이 높고 폭이 좁은 하이힐이 종아리 근육의 이완과 수축의 정상적 활동을 방해해 다리가 쉽게 피로해지는 한편 혈액순환 장애를 초래해 정맥 판막의 탄력을 떨어뜨린다. 따라서 정맥류를 유발하거나 기존 증상을 악화시킨다.
무엇보다 교사나 백화점 직원, 승무원 등 하루 8시간 이상 서서 일하는 직종의 사람들이 하지정맥류 고위험군이다. 이들은 퇴근시간이 되면 다리가 붓고 저리는 통증을 호소한다. 심한 경우 아침에 신은 신발이 저녁에는 안 맞을 정도다. 이는 서 있는 동안 다리로 내려간 혈액이 중력의 영향으로 다시 올라오지 못하고 계속해서 다리쪽에 고이기 때문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습관을 생활화하는 것이 급선무다.
하지정맥류가 발생하면 혈관확장으로 인해 혈관이 구불구불해지고 튀어나와 미용상 매우 보기가 싫고 조금만 걷거나 서있어도 다리가 붓고 통증과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또 다리가 저리거나 화끈거리는 느낌, 무거운 느낌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자주 쥐가 나는 환자도 있다. 치료를 하지 않았을 경우 올 수 있는 합병증으로 출혈, 정맥염, 울혈성피부염, 피부궤양 등의 합병증이 올 수 있다. 특히 임산부의 경우 60~70%가 이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다. 임신 말기 커진 자궁이 복부의 혈관을 눌러 다리의 정맥혈이 위로 올라가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증상 따라 여러 가지 치료법 선택 시행= 증상이 비교적 가벼운 경우에는 혈관경화요법으로, 심한 경우에는 혈관레이저요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혈관경화요법은 주사로 경화제를 투입해 문제가 되는 혈관을 없애는 방법이다. 출혈이나 흉터에 대한 부담이 없으며 2~3주 간격으로 적게는 2회에서 많게는 4회 정도 반복 시술한다. 단 굵은 정맥류에 시행할 경우 효과가 떨어지고 재발 위험이 있다.
이때는 혈관레이저수술이 적합하다. 혈관에 머리카락 굵기의 광섬유를 넣어서 혈관 내벽에 레이저를 직접 쏘는 것으로 흉터가 남지 않으며 재발률도 1% 이하로 낮다. 시술시간은 1시간 내외로 시술 후 별도의 입원 없이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하지만 부분적으로 정맥의 손상이 큰 경우에는 혈관레이저수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때는 0.2~0.5㎝ 내외로 절개해 문제의 혈관을 빼내는 미세절제술을 병행한다.
모든 치료에 보전적 치료가 병행된다. 보전적 치료는 운동 및 생활습관을 통해 치료하는 방법, 압박스타킹을 이용한 방법이 있다. 우선 일상생활속에서 주로 종아리 근육을 수축할 수 있는 운동을 하거나 오랜 시간동안 의자에 앉아 있어야 되는 경우 다리를 올려 놓을 수 있도록 하고 장시간동안 가만히 서 있지 않도록 하여 하지의 정맥압을 감소시키기 위해 생활습관을 고친다. 발목으로부터 허벅지까지 단계적으로 압력을 줄 수 있게 제작된 특수 스타킹을 착용하여 혈관으로 피가 흐르지 않도록 한다.
하지정맥류는 한 번 발생하면 절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 진행성 혈관질환이기 예방할 수 있는 자세를 생활화해야 한다. 다리를 꼬지 말고, 서서 일할 때도 다리 혈액순환을 위해 조금씩, 자주 다리를 움직여 주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길다면 책상 밑에 발판이나 작은 상자를 마련해두고 종종 다리를 올리거나 쭉 뻗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발목으로부터 허벅지까지 단계적으로 압력을 줄 수 있게 제작된 특수 스타킹을 처방받기도 한다. 하이힐을 신은 날은 잠들기 전 발마사지를 철저히 해준다.
과체중은 심장, 동맥 및 정맥의 부담을 증가시키므로 주의한다. 산책, 계단오르기, 자전거타기, 수영, 체조 등의 다리운동은 정맥수축에 도움을 준다. 사우나, 뜨거운 탕목욕 등은 피하고 샤워기를 이용하여 찬물로 다리 아래에서 위로, 다리 바깥에서 안으로 3~5분 정도 마사지해준다. 귀가 후에도 다리가 부어있다면 누운 상태에서 발아래 베개 등을 놓아 심장보다 높게 해주는 것이 좋다. 꽉 조이는 옷이나 신발은 정맥의 흐름을 차단해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피하는 게 좋다.
도움말·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