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서울 송파 ‘세 모녀 자살사건’ 등 생활고 비관 자살이 잇따른 가운데 울산에서 국민기초생활수급 지원을 받던 50대 모자가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7일 울산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6시30분쯤 울산 중구 A씨(50·여) 집에서 A씨와 아들 B씨(28)가 숨져 있는 것을 B씨의 친구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B씨의 친구는 경찰에서 “집 전화가 끊겨 연락되지 않은 점이 이상해 집주인과 함께 들어갔더니 두 사람이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방 안에 누워 이불을 덮은 채로, B씨는 방문 앞에 엎드린 채 각각 숨져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B씨의 목에는 흉기에 찔린 자국이 발견됐다.
집 안에서는 A씨가 자신의 오빠에게 남긴 ‘나 혼자 저 세상 가려다가 아들도 데리고 간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의 부패 상태를 봤을 때 이들이 지난달 초쯤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들의 시신에 흉기에 찔린 흔적이 있어 어머니가 아들을 살해한 뒤 약물을 과다 복용해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적장애 4급으로 2000년 10월 기초수급대상자로 선정됐다. B씨는 일정한 직업이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두 사람의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유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A씨의 유족들은 “A씨가 오래전 교통사고를 당해 크게 다쳐 장기간 병원치료를 받았고, 이 때문에
약을 계속 복용하는 등 정신적으로 힘들어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씨는 기초수급대상 관리 규정상 1년에 2회 이상 생활 실태 조사를 받는 대상자였으나 1개월 넘게 담당 구청과 이웃들은 모자의 죽음을 알지 못했다.
사진=국민일보DB
울산=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