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고인민회의 선거 시작… 김정은 엘리트 부상 '주목'

북한 최고인민회의 선거 시작… 김정은 엘리트 부상 '주목'

기사승인 2014-03-09 01:51:00
[쿠키 정치]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체제 하의 권력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한국의 총선)가 9일 치러졌다. 김정은 체제 이후 첫 전국 규모 선거인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결과는 향후 북한 권부를 주도할 핵심 엘리트 면면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다. 결과는 10일 북한 중앙선거위원회의 당선자 발표 형식으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체제의 엘리트 부상 주목=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새롭게 대의원에 선출되는 인물들이다. 이들은 김정은 체제 하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를 이끌어갈 핵심세력으로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대의원만으로는 권력을 행사하지는 못하지만 핵심세력들은 모두 당연직으로 대의원직을 갖고 있다.

군(軍) 선거구인 제111호 백두산 선거구에 단독후보로 등록한 김 제1비서도 이번 선거를 통해 처음으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오르게 된다. 또 최근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들도 대거 제13기 대의원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정남 인민무력부장과 군 총정치국의 염철성 선전부국장, 김수길 조직부국장, 황병서·홍영칠·마원춘 당 부부장 등 현재 군과 노동당을 이끄는 인사들이 우선 거론된다. 교체율 역시 40%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제12기 선거에선 정원 687명 중 310명 안팎이 교체됐다.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부분은 ‘장성택 물빼기’ 여부다. 한 대북 전문가는 “이번 선거에서 배제된 북한 고위간부 중 상당수는 장성택과 친분을 유지했던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근 공식활동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 고위 인사들이 다시 이름을 올릴지도 관심이다.

◇향후 권력재편 과정은=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마무리되면 북한은 이달 말이나 내달 초 13기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권력구도 재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998년부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맡아온 김영남(86)의 교체 가능성, 국방위 부위원장이었던 장성택 처형에 따른 국방위 조직의 재정비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고인민회의는 북한 헌법상 입법권을 행사하는 최고 주권기관으로, 5년마다 선거를 통해 새로 구성된다. 입법권은 물론 국방위원회·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내각 등의 인사권도 행사한다. 그러나 최고지도자가 노동당을 통해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체제 특성상 최고인민회의는 명목상의 권한만 갖는 기관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각 선거구에는 단독후보만 나선다. 찬성하는 주민들은 투표지를 바로 투표함에 넣지만 반대하는 주민은 투표용지에 선을 긋게 돼 있는 사실상의 공개투표다. 제12기 선거 때는 투표율 99.98%, 찬성률 100%를 기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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