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목소리까지 흉내내 사기… 납치 위장 ‘보이스 피싱’

아이 목소리까지 흉내내 사기… 납치 위장 ‘보이스 피싱’

기사승인 2014-03-09 01:52:03
[쿠키 사회] 아이 목소리까지 흉내 내서 전화로 납치 보상금을 요구하는 보이스 피싱 사기범이 등장해 경찰이 추적 중이다.

지난 4일 오후 3시쯤 신모(46·여)씨는 고등학생 아들을 유괴했다는 한 남성의 협박전화를 받았다. 아들의 휴대전화번호로 걸려온 전화에서 이 남성은 “엄마, 나 납치됐어. 살려줘”라는 아들의 목소리까지 들려줬다. 그는 2000만원을 보내면 아들을 풀어주겠다고 신씨를 협박했다.

신씨는 경찰에 아들이 납치됐다고 신고한 뒤 곧바로 남성에게 300만원을 보냈다. 송금이 늦어지면 아들이 다칠지도 모른다고 판단해 나머지 1700만원도 바로 보낼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 남성의 사기 행각은 5분여 만에 들통 났다. 신씨가 남성과 통화하며 시간을 끄는 사이 출동한 경찰이 신씨에게 필담(筆談)으로 아들의 학교 이름을 묻고는 현재 무사히 학교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즉시 은행에 연락해 300만원을 지급 정지한 뒤 회수하고 일당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받는 이의 휴대전화에 익숙한 번호가 표시되게 하는 보이스 피싱 범죄가 늘고 있다”며 “자녀의 휴대전화번호와 같고 목소리가 비슷해도 무조건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요진 기자 tru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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