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수백억원대 땅이 있다고 속이고 돈을 가로챘다가 들통나자 납치 자작극까지 벌인 40대 여성이 수갑을 차게 됐다. 여성은 또 경찰력 낭비에 대한 손해까지 물어줄 형편에 처했다.

충남 보령경찰서는 17일 투자를 미끼로 수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 등)로 김모(40·여)씨를 구속했다.

김씨는 “부모에게서 물려받을 수백억원대 땅이 있다. 일부 나눠주겠다”며 증여를 위한 변호사 선임비와 투자비 등 명목으로 A씨(35) 등 2명으로부터 5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법원을 사칭해 ‘○○은행, 10억 증여 확정, 서류를 갖춰 방문하기 바란다’는 내용의 거짓 문자메시지를 피해자에게 보내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이 뒤늦게 사기행각을 눈치 채자 김씨는 지난 5일 오후 1시쯤 자신의 지인에게 ‘(동거녀는) 우리가 데리고 있다. 10억 준비’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스스로 납치된 것처럼 꾸민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 지인으로부터 신고를 받은 경찰은 전국경찰에 긴급비상 대기를 요청하며 수사를 벌였다고 전했다. 경찰은 그러나 주거지 인근에서 김씨 혼자 택시를 잡아타고 가는 폐쇄회로(CC)TV 녹화 영상을 확인한 뒤 거짓 신고로 4시간여만에 상황을 종결했다.

경찰은 즉각 김씨 신병 확보에 나서 지난 15일 경기도 안성에서 김씨를 붙잡았다. 김씨는 “돈을 생활비로 다 써 버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여죄를 캐는 한편 허위신고 사안에 대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